'역도요정 김복주' 이성경 /사진=이상희 기자 |
배우 이성경은 '역도요정 김복주'를 통해 다시 한 번 배우로 성장했다. 도도한 모델 이미지가 강했던 그는 귀엽고 발랄한 복주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배우로서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지난 11일 종영된 MBC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극본 양희승·연출 오현종)는 바벨만 들던 스물한 살 역도선수 김복주에게 닥친 폭풍 같은 첫사랑을 그린 감성 청춘 드라마다. 이성경은 극중 한얼체대 2학년 여자 역도부인 김복주 역을 맡아 연기하며 정준형(남주혁)과의 풋풋한 로맨스를 그렸다. 특히 '역도요정 김복주'는 누구나 한 번쯤 접했을만한 소중한 감정을 실감나게 그려내며 많은 시청자들의 연애세포를 자극하기도 했다.
이성경은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역도요정 김복주' 종영 인터뷰에서 "촬영을 하는 내내 정말 행복했다. 순수한 대본을 가지고 순수한 감정들을 연기했다. 어른이 어린 친구들의 순수한 감정을 연기하는 게 어려웠을 텐데 복주와 친구들은 그 엄청난 감정들을 연기한 것 같다. 마음이 힐링되고 정화됐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실 '역도요정 김복주'는 기대작이 아니었다. 톱스타의 출연도 없었고 상대작인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이 너무도 막강했다. 그러나 '역도요정 김복주'는 꾸준히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호평 가득한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저는 대중들이 신뢰할 수 있는 배우도 아니고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었어요. 거기다 '역도요정 김복주'가 소소하고 귀여운 내용이라 '대박'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내려놓고 저희 작품을 잘 만들자 하는 마음이 컸어요. 첫 주연이라는 타이틀을 생각하기보다 복주의 진심을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할까를 더 고민했죠. 복주에 대한 몰입도가 굉장히 높아서 보내기가 싫었어요. 아쉽고, 너무나 크게 사랑한 캐릭터죠."
김복주는 역도선수다. 예쁘게 외모를 꾸미기보다 자신의 꿈을 위해 무던히 노력하는 소녀였다. 모델 출신이 처음에 역도선수를 연기한다고 했을 때 기대보단 우려가 컸다. 아무리 상상을 해도 도도한 이미지의 모델 출신 이성경이 역도선수 복주를 연기한다는 게 잘 그려지지 않았던 이유였다. 하지만 이성경은 마치 김복주를 실제의 자신처럼 표현하는데 성공했고 시청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었다.
"처음에 대본이 들어왔을 때 역도선수 캐릭터라고 해서 고민이 많았어요. '대본만 한 번 읽어보자' 했는데 너무나 재밌는 거예요.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 끝까지 읽었어요(웃음). 아무래도 제가 본래 가진 이미지 때문에 걱정이 많았어요. 살을 찌우고 체급도 맞춰야 하고,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거예요. 대본을 더욱 몰입해서 읽어야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복주를 흉내 내는 기분이더라고요. 복주가 아버지와 병원 갔던 신부터 복주에게 굉장히 이입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동안 내가 복주를 만나지 못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좀 더 시간을 달라고 해서 복주에 대한 마음을 열고 복주를 만날 준비를 했어요. 그때부터 마음이 편해졌고 감정신들도 편해졌어요. 순수한 마음으로 복주를 만난 거죠. 그래서 행복했어요."
복주를 만나 행복했다던 이성경은 시청자들로 받은 호평 중 자신을 '김복주'라 불러준 것이 가장 좋았다고 고백했다. 그만큼 복주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것이다.
"처음엔 '이성경이 어떻다'라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복주가 어떻다'라는 말들이 많아졌어요. 어떤 칭찬보다 저를 복주라고 불러주는 게 좋았어요. 엄청난 감독이었고 꿈을 이룬 거예요. 처음부터 제 꿈은 이성경이 아니라 복주가 되는 것이었거든요. 종방연이 끝나고 많이 울었는데 그 다음 날 기사를 보니 댓글이 '잘했어' '수고했어'라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래서 또 눈물이 날 뻔 했죠(웃음)."
특히 화제를 모았던 건 이성경과 남주혁의 설레는 신들이었다. 이성경과 남주혁은 같이 YG엔터테인먼트에 몸을 담고 있는 배우들. 친하면 친할수록 애정신이 어색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성경은 "전혀요"라며 예상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오히려 남주혁과의 애정신이 편했어요. 저희 둘이 친해진 계기가 커플화보였거든요. 그러면서 가까워졌고 그런 애정신들이 오히려 일로서 편하더라고요. 안 그래도 사람들이 '어색하지 않아?'라고 물어보긴 했는데 '역도요정 김복주'에서 복주와 준형이가 애정신이 늦게 진행된 편이었어요. 서로 아예 복주와 준형이가 됐기 때문에 그런 애정신들이 더욱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역도요정 김복주'를 통해 힐링을 얻었다는 이성경은 앞으로도 그 마음을 이어가며 배우로서 작품에 임하고 싶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이번 작품처럼 진심을 담아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앞으로 순수하게 복주처럼 살아가고 싶어요. 계속 이렇게 좋은 작품에 진심을 담아 연기하고 싶어요. 그러면서 발전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것을 전하는 캐릭터도 만나고 싶어요. 제가 받은 좋은 것들을 나누고 싶네요. 오래오래 이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