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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사지 뉴스위크는 22일(현지시간) “경제 불황 시기에 가정, 학교, 언론에서 세계가 얼마나 무섭고 가혹하고 불평등한지 듣고 자란 Z세대는 스스로 보호하려 한다”고 18개월간 2000명의 10대들을 연구조사한 영국 경제학자 노리나 헤르츠를 인용해 전했다.
영국 가디언 역시 헤르츠의 연구 분석 결과를 전하며 “밀레니얼 세대(현재의 2·30대)가 힘들다고? Z세대의 삶은 더 가혹하다”면서 ”오늘날의 10대는 깊은 불안감과 불신을 느끼는 세대“라고 보도했다.
이들은 자신이 사는 세계를 불공정하고 가혹한 디스토피아, 영원한 투쟁이 필요한 디스토피아로 인식한다.
16세 제이크는 “삶은 힘겨운 싸움이다. 우리 부모세대보다 더 어려워진 것 같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북미·유럽 42개국의 청소년 22만 명을 조사한 결과 11~15세 청소년의 삶 만족도가 모든 나라에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는 지난 10년간 자해를 시도한 10대의 수가 3배나 증가했다.
헤르츠의 조사에 따르면 10대의 79%가 일자리를 구하는 것에 대해 우려했으며 72%가 이미 빚을 지는 것을 걱정했다.
가디언은 이들이 비관적 경제전망이 파다하고 실업률과 고용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시기에 성장하면서 이러한 인식을 갖게 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한 Z세대는 테러, 총기 난사 등의 폭력 사태를 실제로 경험하진 않았지만 끊임없이 참수, 자살폭탄 테러 등의 테러 소식을 접하면서 테러에 대해 크게 두려워했다. 10대의 70%가 테러에 대해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면부족에 시달릴 정도로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긴 이들은 스마트폰 세대, 셀피(셀카) 세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s)등으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친구들과 직접 만나는 것을 가장 선호해 ’외로운 세대‘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한편 이들의 사회의 불공평함과 부당함에 대한 인식도 높았다.
Z세대는 정부와 대기업에 대한 불신이 가장 극에 달한 세대다. 어른의 60%가 ‘대기업이 옳은 일을 할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Z세대의 6%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글로벌 대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물었을 때도 이들은 ‘착취, 이기심, 탐욕’ 등의 단어를 골랐다.
정치인에 대한 불신 역시 마찬가지여서 10명 중 한 명 꼴로만 정부를 신뢰한다고 대답했다. 절반 가량이 정부를 신뢰한다고 대답한 밀레니얼 세대와도 대조된다.
하지만 10대들의 사회 불평등에 대한 걱정이 큰 만큼 이들이 변화를 추구하리라는 낙관적 전망도 제기된다. 이들의 70%가량이 불평등에 대해 깊게 우려한다고 말했으며 92%가 도움이 필요한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미 잡지 애틀랜틱은 “우리가 걱정하는 것만큼 10대들은 냉담하지 않다”며 청소년들이 임금불평등, 기후변화 등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10대들은 경제적 불평등을 성토하는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 버니 샌더스에게 열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