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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과 페트로나스가 ‘페트로나스 FLNG’ 인도를 2년간 연기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을 펼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4년 2월 페트로나스측으로부터 총 1조5620억원에 이 시설을 수주했다. PFLNG2로 명명된 이 설비는 당초 2018년 1월 15일 페트로나스측에 인도돼 말레이시아 동부 로탄 가스전에서 연간 150만톤 규모의 가스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이번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면 페트로나스 FLNG 인도 예정일은 2020년 초로 늦춰진다.
저유가로 경영상태가 악화된 페트로나스측이 먼저 삼성중공업측에 인도 연기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트로나스는 지난해 3분기에만 15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저유가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달 초에는 완 줄키플리 완 아리핀 페트로나스 최고경영자(CEO)가 나서 향후 4년간 투자 및 영업비용 110억달러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삼성중공업에 앞서 동종 설비를 수주한 대우조선해양측과 협의를 통해 인도를 두 차례 연기하기도 했다.
그간 이 설비 건조에 큰 어려움을 겪어온 삼성중공업도 페트로나스측의 연기 요청에 긍정적인 태도로 화답했다. 인도일이 늦춰짐에 따라 유동성 공급 측면에서는 악재지만, 거액의 인도지연금(L/D)을 지불하지 않아도 돼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해양플랜트 L/D는 하루 평균 4~5억원에 달한다. 삼성중공업은 잦은 설계 변경과 공사 지연 등으로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있다. 지난해 2분기에는 호주 익시스 해양가스처리설비(CPF), 나이지리아 에지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 등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공정지연으로 1조5491억원의 영업손실과 1조15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해당 공사는 일단 지난 19일부터 중단된 상태다. 해당 공사를 담당하는 삼성중공업 내 프로젝트 팀은 해체가 유력하다. 팀원 중 일부는 조만간 새 프로젝트 팀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하면 해당 공사를 총괄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유지한다. 공사를 맡은 일부 협력사에는 공사 중단 공문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중공업이 건조 중인 페트로나스 FLNG 공사 지연을 놓고 발주처인 페트로나스측과 협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페트로나스팀 해체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황이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협력사 관계자는 “(페트로나스 FLNG 공사가)2년 뒤로 미뤄진다고 한다. 19일부터 일단 우리 업체는 공사가 중단됐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고 한다”며 “다른 프로젝트를 찾아 구직시장에 나가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페트로나스 FLNG 공사 지연에 대해 들은 바 없다”며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