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은 28일(현지시간)자 기사에서 “한일의 역사적인 위안부 합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중요한 성공이며,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 한일 양국의 화해를 촉구해온 미국에게도 간접적인 성공”이라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타결 이후 아베 총리가 양국 관계가 새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고 환영한 데 비해 박근혜 대통령의 반응은 현저하게 차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취임 이후 아베 총리와의 만남을 거부하며 일본에 대한 적대감을 보여왔던 박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에서 ‘마지 못해’ 입장 변화를 보인 것은 일본 정부가 위안부 기금 설립과 정부 책임 인정 등 중요한 타협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가디언은 이 같은 입장 변화가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의 지속적이고, 때로 직설적인 압력의 결과이기도 하다”며 “한일 양국이 과거 합의를 통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표면적으로 해결을 했으나 한국의 후임 지도자들이 ‘골대를 옮기며’ 이를 무시해왔다는 불만을 미국도 점차 일본과 공유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또 아베 총리가 인도와 이달 초 여러 건의 협력 계약을 체결하는 등 중국의 부상에 맞서 이웃 국가들과의 정치·안보·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데 힘써 왔다며 “위안부 분쟁을 해결함으로써 아베 총리는 한국도 다시 (협력국) 대열로 데리고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미국 언론들은 이번 위안부 합의가 미국 입장에서 긍정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사설에서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중국이었고, 이 때문에 일본과 한국의 관계 경색은 우려스러운 현상이었다”며 “따라서 양국의 이번 합의는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WP는 “두 정상 모두 정치적인 장애물보다 국가적·국제적 이익을 우선시했다는 점에서 칭찬받을 만하다”며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모두 자국 내에서 이번 합의로 비판에 직면했다는 점을 거론했다.
신문은 이어 “이번 위안부 합의가 선의에 따라 실행된다면, 양국 관계 개선과 보다 순탄한 미국과 양국의 협력을 가로막던 가장 큰 장애물을 없앨 것”이라며 “새해 희소식”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사설을 통해 이번 합의가 양국 관계와 안보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WSJ는 “일부 한국인들은 일본이 전쟁 기억에 대해 충분히 속죄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이번 합의는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한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말했다.
WSJ는 “특히 중국과 북한의 안보 위협 관점에서 볼 때 더욱 그렇다”며 “미국이 이 지역 안보 위협에 대처할 만큼 군비를 지출하지 못하게 될 경우 우방국들이 자체 역량을 강화하고 더 친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이번 위안부 합의가 이를 더 원활하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