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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8시께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인파는 자정을 넘기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이태원을 찾은 사람들은 드라큐라·슈퍼맨·후크선장 등의 복장을 착용하고 얼굴에는 피흘리는 모습을 형상화하거나 하얗게 분칠을 해 귀신을 연상케 하는 분장을 하는 등 자신만의 개성을 뽐냈다.
특히 터기 유학생 하데씨(23·여)는 경찰특공대 분장을 하고 경찰들과 함께 무단횡단 통제와 길 안내를 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30분까지 봉사활동을 펼친 하데씨는 “어릴 때부터 경찰의 꿈을 꾸고 있었다”며 “핼로윈데이를 맞아 잠시나마 그 꿈을 이룬 것 같아 행복하다”고 복장 착용의 배경을 밝혔다.
많은 인파가 몰린 핼로윈데이로 인해 주변 상권도 활기를 찾는 모습이었다.
평소 사람들이 많이 찾는 세계음식문화거리는 음식점마다 자체적으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파티를 벌여 방문객들을 사로잡았다.
이로인해 세계음식문화거리에는 춤추는 사람들과 보행자들이 뒤섞여 떠밀려서 이동을 해야 상황이 벌어졌다.
평소 우범지대로 지목받았던 나이지리아 거리 또한 경찰의 거리개선 사업으로 예년과 다르게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이 거리에서 케밥을 파는 한 상인은 “지난해는 핼로윈데이라고 해서 매상이 크게 늘지 않았지만 올해는 경찰의 거리정비 사업으로 사람들이 많이 다녀 핼로윈데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처럼 이태원에 인파가 몰린데에는 서울 용산경찰서의 지속적인 계도와 질서유지 노력이 한 몫했단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용산서는 올 초부터 차도내 노점상 단속과 이태원 강력범죄 예방을 위한 순찰강화를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더욱이 핼로윈데이에는 인도와 차도 사이에 물을 채운 폴리스 라인을 설치해 무단횡단과 불법주·정차를 막았다.
이날 이태원을 찾은 윤모씨(27·여)는 “지난해는 사람들이 차도까지 몰려나와 차량과 사람이 뒤엉켜 아찔한 상황까지 발생했었다”면서 “올해는 물통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질서가 많이 잡힌 것 같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손영원 이태원파출소장은 “핼로윈데이와 같은 큰 축제 때는 인파가 많이 몰리기 때문에 일반 줄로 된 폴리스 라인은 한계가 있어 이를 해결할 방법을 고심하다 물통 폴리스 라인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길거리 음주소란과 쓰레기 투기는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나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