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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는 1930년 젊은이들의 사랑과 삶을 담은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오빠의 학업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기생이 된 홍도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4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 연극 ‘홍도’ 기자간담회에서 고선웅은 이 작품에 관해 “쉬우면서도 구성이 탄탄하고 고전의 힘이 느껴지는 연극”이라며 “내가 추구하는 연극에 가장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이 관객들에게 ‘신선하다’는 인상을 줬으면 한다”며 “이를 위해 배우들에게 울지만 웃어달라, 관객보다 감정이 앞서나가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고선웅은 극단이 10주년을 맞은 소감에 관해서도 밝혔다.
그는 “극단에 내공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 그전까지는 최선을 다했지만 함량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이제 면허증을 땄으니 운전을 시작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어 그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지속적인 레퍼토리도 확보해야 하고 관객의 신뢰를 얻어 극단 이름만으로도 선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얘기했다. 재공연이 가능한 작품이 많아야 프로덕션도 안정을 찾고 작품의 재생산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열심히 하고 또 잘해야 한다”며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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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에서 홍도는 ‘우림정’에서 기생으로 일하던 중 명문가 자제인 광호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우림정’의 주인인 광호의 어머니는 극렬히 반대한다.
광호 아버지의 승낙으로 두 사람은 결혼하지만 광호의 어머니와 동생 봉옥은 광호가 북경으로 유학 간 틈을 타 음모를 꾸며 홍도를 쫓아낸다.
중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광호는 어머니와 동생의 계략에 홍도를 부정한 여자라고 오해하고 정혼자인 혜숙과 다시 결혼을 추진한다. 이에 충격을 받은 홍도는 혜숙을 칼로 찔러 죽이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예지원은 “홍도는 연약하지만 내면이 씩씩한 여자”라며 “만화로 치자면 캔디와 닮았다. 이 연극은 하면 할수록 슬픈 작품이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후 감정을 추스른 예지원은 “아무 때나 울지 않는 것과 무대를 목소리로 채우는 것이 내 숙제”라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에서도 고선웅의 독특한 연출 스타일은 반영된다. 고선웅은 속사포 같은 대사와 과장된 동작, 비극적 상황을 비틀어 웃음을 던지는 연출 기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선웅은 “요즘 관객들은 인내심이 줄었다. 호흡도 가빠졌다. 관객에게 감동을 줄 테니 주목하라고 하면 안 된다”며 “어렵고 복잡한 것은 가짜 같다. 쉽지만 울림이 있는 작품이었으면 한다”고 얘기했다.
공연은 오는 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올려진다. 3만~5만원. 1666-5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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