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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종권 대표 “LG전자 황태자 회사라도 다른 업체와 거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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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기자

승인 : 2015. 06. 19. 05:00

상품가격 절충 안돼
융통성 '제로'
내부거래 줄이자 실적 되레 좋아져
IPO 없이 매각 땐 투자실패 꼬리표
지흥재무구조안정성비율
“지흥이 동양센서 지분을 매각할 것 같다.”

지흥과 동양센서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다. 디스플레이용 광학필름 업체인 지흥은 자동차용 온도센서 업체인 동양센서의 지분 16.83%를 소유하고 있다. 김종권 동양센서 대표이사는 “다른 업체와 거래할 때 지흥 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살 수 있는데 거래 업체로 지흥만을 고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양센서가 2013년 지흥의 상품·용역을 16억 원어치 사들였다는 보도가 여전히 나오는 상황이다. 두 회사 간 끈끈한 관계를 예상케 했던 대목이었다. 지흥이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장남 구형모 LG전자 대리가 소유한 회사라 동양센서 입장에서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해 이익을 취할 것으로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지흥에 대한 김 대표의 견해는 그간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반전이었다. “지흥의 동양센서 지분 매각 가능성”을 제기하거나 “지흥의 거래 방식이 융통성 없다”고 지적한 것이 상징적이다.

특히 지흥은 2010년 늦어도 3년 내 기업공개(IPO)를 기대하고 동양센서에 투자했는데 동양센서가 현재 IPO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분을 매각하면 ‘투자 실패’라는 지적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이에 대해 지흥 관계자는 “동양센서 지분 매각은 내부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얘기”라고 짧게 답했다.

지난 17일 서울특별시 금천구 가산동 대륭테크노타운 동양센서 본사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 지흥이 동양센서에 투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당시(2010년) 우리 회사가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었는데 지흥이 참여한 것이다. 그저 지흥은 투자 희망자 중 하나였다. 그전까지 지흥이 어떤 회사인지도 몰랐다.”

- 이제 알겠지만 지흥은 LG전자 황태자(구형모 대리) 회사다. LG를 등에 업고 지흥 측에서 부담스러운 요구를 하지 않았나?

“전혀. 했다고 해도 내가 거기에 넘어가지 않는다. 애초 투자자들은 경영에 간섭하지 않기로 돼 있다.”

- 지난해 지흥과 내부거래를 줄이자 실적이 좋아졌다는 얘기가 있다. 실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하면 4000만 원 이상 증가한 6200만 원을 기록했다.

“지흥이 융통성이 좀 없다. 한 상품 가격을 정하면 에누리없이 그걸 그대로 고집하는 식이다. 가격을 100으로 정했다면 다른 회사는 협상을 통해 85 정도로 내려 거래할 수 있는데 지흥은 그렇지 않다. 나는 우리 아버지 회사가 주요 거래처라도 다른 회사에서 싼 가격에 상품을 제안하면 그쪽에서 구입한다. 우리 회사 실적을 위해서다.”

- 지흥에서 사업 투자 제안은 없었나?

“자동차 전장 사업 투자를 계속 요구했는데 내가 거절하고 있다. 오늘 오전에도 지흥과 얘기가 오갔다. 우리 회사는 자동차용 온도센서로 수익 기반을 마련했다. 온도 센서만으로 실적을 내고 있는데 전장 쪽으로 갈 필요가 있나.”

- 지흥의 거래 방식은 어떤가?

“다른 업체들은 사업을 제안할 때 구체적인 아이템을 가져온다. 하지만 지흥의 경우 ‘간만 본다’고 보면 된다. 말로는 이 사업 저 사업 하자고 하지만, 구체적인 사업 방향 및 그림을 제시하지 않는다.”

- 자동차용 전장 사업을 두고 의견이 갈리는데 지흥과의 관계는 계속되나?

“지흥이 우리 회사에서 손을 뗄 것 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조만간 투자를 그만둘 수도 있을 것 같다(동양센서 지분을 매각한다는 의미).”

- 동양센서 기업공개(IPO)를 예상하고 지흥이 애초에 투자를 한 거 아닌가. 당시 2~3년 안에 IPO를 한다고 예상됐지만 아직도 하고 있지 않다.

“IPO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매출과 실적을 올려 조만간 IPO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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