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연착률 방안 집중 논의
그는 스마트폰·TV·가전 등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 포화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으로 B2B(기업 간 거래)를 제시했다. 삼성페이 등 B2B 사업으로 서비스 및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오는 9월 한국과 미국에서 서비스가 시작되는 삼성페이가 중국에도 연착륙되도록 중국 수뇌부와 회동, 사업 협력을 이끌어내고 있다. 13일 그는 중국 권력서열 3위이자 우리나라 국회의장격인 장 상무위원장과 서울 호텔신라 영빈관에서 만나 중국 사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장 상무위원장에게 반도체·배터리·액정표시장치(LCD) 등 삼성의 중국 사업 현황을 소개한데 이어 금융부문의 사업 확대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은 삼성페이의 주요 시장 가운데 하나임에 따라 중국 금융기업들과 협력 시스템을 구체화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마그네틱보안전송(MST)·바코드 방식 등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하는 삼성의 모바일 결제 플랫폼이다. 스마트폰에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하고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접촉하면 결제가 이뤄진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세계 최대은행인 중국공상은행(ICBC) 장젠칭 회장을 만나 삼성페이와 관련해 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중국 최대 카드사인 유니온페이 거화용 회장과 만나 삼성페이 제휴 서비스에 대해 협의했다.
유니온페이는 중국에 4000만대 정도의 결제기기를 갖추고 있으며 지난해 연간 취급액은 7200조원에 이른다. 지난 3월 말에는 중국 최대 증권사인 시틱(CITIC·중신)그룹의 창쩐밍 동사장을 만나 금융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이처럼 이 부회장은 중국 핀테크 시장에 주목, 삼성페이 활성화를 위해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2013년보다 30%가량 떨어진 가운데 이를 돌파할 전략으로 B2B에 주목했다. 즉 하드웨어 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서비스 및 솔루션 회사로 변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페이는 삼성의 강점인 스마트폰에 서비스를 더한 비장의 무기다.
중국은 모바일 결제 강국으로 빠르게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모바일 결제 규모는 8조767억 위안(1450조원)으로 전년보다 50%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단기적인 서비스 수수료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시장지배력을 확보, 장기적인 스마트폰 수익성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종대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모바일 결제 금액이 연간 800조원이라고 해도 그 중 결제 사업자들이 수수료로 가져갈 수 있는 몫은 최대 2조5000억∼5조원에 불과하다”며 “과거 결제 서비스가 온라인 쇼핑을 활성화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같이 결제서비스가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종의 촉매제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