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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대선출마 영상, 러시아서 ‘18세 시청가’ 받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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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현 기자

승인 : 2015. 04. 15. 10:19

미국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공식 출마를 알리기 위한 선거 캠페인 동영상이 러시아에서는 ‘18세 이상 시청가’라는 경고 자막을 단 채 방영됐다.

러시아의 민영 ‘레인 TV’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클린턴 전 장관의 첫 캠페인 동영상을 방영하면서 러시아의 반(反)동성애 홍보에 관한 법에 저촉될 것을 우려해 ‘18금’ 경고 문구를 달았다고 미국 CNN이 지난 14일 보도했다.

해당 선거 캠페인 동영상은 클린턴 전 장관이 지난주말 2016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배포된 것으로, 두 남자가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이 약 5초 정도 담겼다. 동영상 속의 한 남성은 “올 여름 내가 진실로 소중히 여기는 어떤 사람과 결혼할 거에요”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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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의 12일(현지시간) 대선 출마 선언 동영상 중 동성애자 커플이 등장하는 한 장면. 출처=/유투브 캡쳐
이 방송사의 한 대변인은 CNN과 인터뷰에서 18금 자막을 붙인 이유에 대해 “미성년자들에게 비전통적 성관계를 선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어린이들이 듣는 거리내에서 동성애자의 권리와 동성애 관계를 논의하는 것을 금지한, 논란 많은 법률을 위반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 법에 대한 선례가 없어서 우리는 이 법 아래서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불가능한지 여전히 모르고 있다”면서 “따라서 레인TV에 대한 감독당국의 감시가 특히 심각한 이 시기에 이 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18금 자막을 (자발적으로) 화면에 넣었다”고 말했다.
상원의원과 영부인 출신인 클린턴 전 장관은 2013년 초 “동성애 권리는 인권이며 인권은 동성애 권리다”면서 처음으로 동성애 결혼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해 7월 의회를 통과한 반동성애 홍보에 관한 법에 서명, 전 세계적으로 격렬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반동성애 홍보에 관한 법을 “러시아내에 동성애 혐오증을 확산시키게 될 지극히 차별적이고 위험한 법안”이라고 비난했다. 인권운동가들은 더 나아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했고 전세계의 수많은 술집이 항의의 표시로 러시아산 보드카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역시 당시 이 법이 불쾌한 법이라면서 “남성 동성애자나 여성 동성애자, 또는 성전환자들을 위협하거나 위해하려는 국가들을 참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항의가 거세지자 푸틴 대통령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전 러시아가 이미 1993년 동성애를 처벌대상에서 제외시킨 사실을 상기하면서 “우리는 (동성애와 관련해) 어떤 것도 불법화하지 않고 있으며 누구도 체포하지 않고 있다”면서 “바로 이 때문에 이곳에서 우리는 안전하고 자유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그러나 부디 우리 아이들만은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놓아주자”고 덧붙였다.

인권단체인 ‘일가(ILGA)-유럽’은 2014년 5월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유럽 49개국 가운데 남녀동성애자와 양성애자, 그리고 성전환자들이 살기 가장 나쁜 곳이라고 선정했다.
이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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