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최근 몇달간 미 국무부에 침투한 러시아 해커들이 국무부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백악관의 컴퓨터 시스템 역시 해킹했다.
러시아 해커들은 침입한 백악관 전산망을 통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실시간 스케줄에 관한 비공개 정보 등 민간한 정보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이같은 정보가 해외 정보기관에서 사용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 연방수사국(FBI), 비밀경호국(SS), 정보국 등이 참여한 조사결과, 해커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컴퓨터를 이용해 경로를 숨겼으나 해킹에 사용된 코드 등에서 이들이 러시아 정부를 위해 일한다는 숨길 수 없는 흔적을 발견했다.
수사국들은 또한 이 공격이 “미 정부시스템에 가해진 가장 세련된 고도의 공격 중 하나”라는데 동의했다.
러시아의 사이버 위협은 미국과 러시아의 대치가 우크라이나 동부사태와 미군의 시리아 작전 등을 놓고 계속해 증폭되는 상황에서 나왔으며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2월 상원 청문회에서 “러시아의 사이버 위협이 기존에 진단했던 것보다 심각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 이후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멀어지면서 러시아 정부 기관의 지원을 받은 해킹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CNN보도에 대해 새로운 사건이 아니라 지난해 있었던 사건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배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안전보장위원회 부고문관 벤 로드는 해커들이 침투한 시스템에 민감한 정보가 존재하지만 기밀로 분류된 정보는 아니며 기밀로 분류된 국가안보관련 정보들은 다른 시스템을 사용해 보호하므로 “새어나가지 않은 것으로 여긴다”고 밝혔다.
한편 CNN에 따르면 해커들이 백악관 시스템에 침투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은 최초 미 국무부 이메일 계정 피싱으로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 국무부는 해커의 공격을 막으려고 시도했으나 해커들은 시스템에 재진입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 관계자는 “러시아 해커들이 국무부 시스템을 몇 달간 완전 장악했으며 이들이 시스템에서 완전히 근절됐는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CNN은 최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개인 이메일 계정 사용 논란을 언급하며 정부기관이 아닌 개인 서버가 물론 덜 안전한다고 지적했다.
CNN은 국무부 시스템 해킹은 클린턴 전 장관이 퇴임한 후 발생한 것으로 여겨지며 해커들은 클린턴과 그의 참모들을 타깃으로 삼아왔다고 전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고문관인 시드니 블루멘탈이 사용한 미 기업 아메리칸 온라인(AOL) 이메일 계정이 해킹당해 그와 클린턴이 주고받은 외교정책 관련 민감한 내용의 이메일이 유출된 사실이 2013년 미 온라인 매체 ‘더스모킹건’에 의해 처음 보도된 바 있다. 이는 현재 힐러리 클린턴 개인 이메일 논란을 불러온 최초의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