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소음 대폭줄이고 주행 안정성은 향상
가솔린 모델, 약한 토크는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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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 동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차에게 밀려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토요타에게 이번 올 뉴 캠리의 출시는 수입차 판매 2위에까지 이름을 올렸던 과거의 명성을 다시 찾아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5 올 뉴 캠리’는 지난 2012년 출시된 7세대 캠리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2000개가 넘는 부품을 바꾸거나 재설계하면서 ‘올 뉴’라는 이름을 선택했다. 아발론과 동일한 패밀리 룩을 적용한 공격적인 범퍼와 그릴,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로 더욱 역동적이고 강렬해진 프론트디자인을 구현했다. 또 입체적인 사이드 라인과 날카롭고 고급스러운 리어 디자인, 그리고 전륜과 후륜의 트레드가 넓어져 저중심의 와이드하고 역동적인 자세가 더해져 강한 개성을 표현혔다.
이날 제주도에서 열린 시승회에서 만난 ‘2015 올 뉴 캠리’는 2.5 가솔린 XLE와 2.5 하이브리드 XLE 두 모델이었다. 제주공항을 출발해 ‘제주마방목지→돈내코유원지→곽지과물해변’을 순환하는 165㎞에 달하는 코스에서 이뤄진 이번 시승에서 올 뉴 캠리는 ‘부드러움’과 ‘안정성’이라는 자신만의 존재감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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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에서 처음으로 탄 시승차는 2.5 가솔린 XLE모델이었다. 올 뉴 캠리의 외관은 기존 모델에 비해 더욱 힘있고 과감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무엇보다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렉서스에 적용된 것과 유사한 형태의 그릴디자인이었다. 토요타 측은 이 디자인이 렉서스의 디자인을 따라간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일반인들이 볼 때는 큰 차이가 없어보였다. 그래서 인지 밋밋한 전면부를 갖고 있던 기존 캠리보다 더 럭셔리하고 강인한 인상을 뿜어내고 있었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3차원 옵티트론 계기판 사이에 새롭게 배치된 4.2인치 멀티 인포메이션 박막트렌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였다. 속도계를 중심으로 3개의 원형형태로 배치됐던 기존 계기판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LCD화면은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주행 정보 등 다양한 차량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해 편의성을 한 차원 높였다. 스티어링 휠은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이 적용되면서 기존 4스포크 스티어링휠의 보수적인 부분을 스포티한 느낌으로 변화시켰다. 시트도 기존 모델보다 등받이 부분에 가로 스티치가 추가되면서 럭셔리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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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를 높이기 시작하자 직렬 4기통 DOHC 16V 듀얼 VVT-i엔진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60㎞/h 까지 부드러운 변속으로 부드럽게 속도를 높여나갔다. 곡선구간을 지날 때는 차체의 강성을 기존모델에 비해 높이고 타이어의 저항감을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이 빛을 냈다. 차체의 흔들림이나 밀림 현상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도로를 움켜쥐듯이 안쪽으로 파고드는 민첩함을 보였다. 브리지스톤 타이어도 이런 주행성능을 거드는 모습이었다.
조금 더 욕심을 내 가속패달을 최대한 밟기 시작하자 6단 자동변속기가 차근 차근 변속해 나가면서 VVT-i엔진과의 조화를 이뤄나갔다. 다만 변속타이밍이 생각보다 다소 늦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운전자가 순간 가속을 하려고 할 때는 여지없이 한 템포 늦는 변속기 반응이 운전의 재미를 감소시켰다. 최대 6000rpm에서 181마력의 힘을 내는 올 뉴 캠리는 4100rpm에서 23.6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그래서 인지 순간가속에서는 힘이 다소 부치는 듯한 느낌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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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자 최대 6000~6500rpm까지 계기판 바늘이 요동치면서 차체의 주행 성능이 업그레이드 됐다. 힘과 균형이 잘 맞춰진 주행감은 다른 세단의 스포츠모드에 비해 완성도가 있어보였다. 다만 패들 시프트가 적용되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급가속과 급제동 등을 테스트 하면서 주행한 50㎞ 구간에서는 8㎞/ℓ대의 연비를 기록했다. 공인연비 11.5㎞/ℓ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지만 주행성능을 테스트했던 구간이 많았다는 점에서 만족할 만 했다. 이후 연비에 신경을 쓰면서 탄력주행 위주로 변화시키자 연비는 금새 15㎞/ℓ까지 치솟았고 44㎞구간에서 평균연비 13.4㎞/ℓ 를 기록했다.
가솔린 모델의 시승을 마치고 갈아탄 2.5 하이브리드 XLE모델은 ‘역시’라는 말을 연발케 했다. 하이브리드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토요타의 기술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시동버튼을 눌러도 시동이 걸렸는지 알지 못할 정도로 조용한 정숙성은 여전했다. 직렬 4기통 DOHC 16V Dual VVT-i와 143마력 전기모터가 합쳐져 203마력의 힘을 내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가솔린 모델보다 높은 마력으로 힘있는 주행이 가능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밟는 데로 속도계는 올라갔다. 세단 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한 파워와 가속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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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 모델과 마찬가지로 성능 테스트를 위해 급가속·급제동을 테스트 했던 곳에서는 14~17㎞/ℓ의 연비를 보였지만 정속주행과 탄력주행 등을 실시한 구간에서는 최대 24~25㎞/ℓ라는 연비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모델의 공인 복합연비는 16.4㎞/ℓ다.
토요타가 이날 선보인 올 뉴 캠리의 가솔린·하이브리드 두 모델은 기존 모델보다 더욱 조용해지고 민첩해졌다. 또 안전과 주행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차체 강성을 높이가 다양한 전자 장비가 적용되면서 살이 붙은 몸을 가졌지만 공기저항과 타이어 저항을 최대한 줄이는 디자인과 기술력으로 연비와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향상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명품은 아니지만 명품에 버금가는 가치를 느낄 수 있는 토요타 올 뉴 캠리는 내년 국내 중형차 세단 시장 판도 변화에 중심에 서 있는 것은 틀림없다. 토요타는 내년 연간 3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 이상의 성적도 충분히 달성 할 수 있을 만한 상품성을 갖고 있다는 것에 대해 누구도 반박하지는 못할 듯 싶다.
한편, 토요타는 이날 △2.5 가솔린 XLE △2.5 하이브리드 XLE △V6 3.5 가솔린 XLE 등 총 3가지 모델을 출시했고 가격은 각각 3390만원, 4300만원, 433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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