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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남자’ 김민희 “모경 역, 시나리오보니 캐릭터 살릴 수 있겠다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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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희 기자

승인 : 2014. 06. 1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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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는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기보다 비주얼이 좋은 하이틴 스타에 가까웠다. 하지만 꾸준히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고 어느새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이 붙기 시작했다. 김민희는 이러한 대중들의 신뢰를 배신하지 않았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우는 남자’ 홍보를 위해 인터뷰를 시작한 김민희를 만났다. 그는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우는 남자’에서 킬러 곤(장동건)의 타깃이 된 모경 역을 맡아 완급 조절한 섬세한 감정연기로 곤 이상의 존재감으로 스크린을 장악했다. ‘우는 남자’는 곤을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김민희는 곤의 심리적 변화를 이끄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는 남자’는 ‘아저씨’로 한국 액션 영화의 새 이정표를 제시한 이정범 감독의 복귀작인 만큼 많은 관심이 쏠렸다. 특히 ‘아저씨’ 원빈을 대적할 장동건의 캐릭터와 이정범 감독이 그려낼 액션신에 더 많이 조명됐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 나면 김민희가 연기한 모경의 모습 또한 뇌리에 깊이 박힌다.

“시나리오상에 모경이 아주 특별하게 매력적인 점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정확했던 건 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었어요. 그 부분을 잘 만들어보면 캐릭터가 살 수 있겠구나 느꼈죠.”
모경은 성공한 펀드매니저로 직장에서 능력 있는 커리어우먼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생기를 잃은 눈빛은 기계적으로 삶을 지탱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모경은 곤에 의해 딸아이를 잃은 엄마의 모성애를 연기하게 되는데, 경찰로부터 딸의 유품인 휴대폰을 건네받고 그 속에 담긴 아이의 목소리를 듣고 흐느끼는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절로 안쓰러움을 자아낸다.

특히 영화에서는 묘사되진 않지만 모경은 의도적으로 아이와의 추억이 깃든 곳을 피하기 위해 호텔에서 생활하는데 오랜만에 찾은 집에서 유치원에서 보내온 소포를 보고 청소 아줌마에게 전화해 미리 치워두지 않은 것에 대해 고래고래 소리치며 히스테릭한 모습을 보인다. 처음으로 모경이 살아있다는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장면인데 결국 DVD를 보며 오열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 깊은 곳에서 뭉클함을 올라온다.

“초반에는 감정을 갖고 있으면서 감정을 감추는 신이 많이 나와요. 평범한 일상 신이 아니죠. 연회장에서 웃고 있는 신도 나왔지만 매신마다 항상 눈물이 있고 마음이 울컥하는 심정이 있었어요. 억누르는 것만 보여주다 터뜨리는 것은 후반부에 나오는데 그런 게 힘들었어요.”

영화에서는 액션신도 많은 만큼 김민희로서는 일정한 감정선을 유지하는데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현장에서 모니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장미전투신 경우는 현장에 계속 같이 있어야 하는데 기다림도 굉장히 지치는 작업이거든요. 총기 신이 많아서 한 번 발사하고 나면 두 시간 정도 다시 정리해야하는 위험한 작업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더욱 신중하고 조심하고 긴장해야하는 분위기에요. 배우들은 감정을 잡아야 해서 저 역시 현장에 있을 때 편하게 있기보다 계속해서 모니터보면서 어떻게 보이고 내 감정 어떻게 유지할지 많이 생각했어요.”

장동건은 이런 김민희를 보며 “한 순간에 알을 깨고 나온 배우”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김민희는 장동건과 엘리베이터에서 한 신만 붙었지만 호흡이 굉장히 좋았다고 회상하며 “다음 작품에서 한 번 더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화차’(2012) ‘연애의 온도’(2013)에 이어 ‘우는 남자’(2014)까지 매년 다른 모습으로 성장 중인 김민희. 그는 다음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염두에 두고 있을까.

“특별하게 무엇을 하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고 들어오는 것에 한해서 하게 되더라고요. 작품을 고르고 너무 신중한 것 보다 그냥 많이, 빨리 연기하고 싶어요. 제가 다른 것은 많이 안하니까 작품으로 더 많이 찾아뵙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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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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