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명 '목사'로 피라미드식 범죄 구조 운영
경찰, 텔레그램 첫 협조로 성착취 조직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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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자경단 조직원 14명을 검거하고, 이들 중 이른바 '목사'로 불리는 총책 A씨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또 자경단에 포섭돼 지인의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제작·제공하며 범죄에 가담한 73명을 특정하고 그중 40명을 검거(1명 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총책 A씨는 2020년 5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자경단을 조직해 운영하며 피해자 234명(남성 84명·여성 154명)을 상대로 협박 등을 통해 성착취물을 만들고 성폭행하는 등의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가운데 미성년자는 총 159명(남성 57명·여성 102명)으로 집계됐다.
피해자 규모는 2019년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미성년자 16명 포함 피해자 73명)과 비교해 3배가 넘는다.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범행 대상을 물색해 텔레그램으로 유인한 후 약점을 빌미로 피해자들을 협박했다. 남성 피해자의 경우 지인 딥페이크 합성물 제작·유포에 관심을 보인 이들을 텔레그램으로 유인한 뒤 신상정보를 확보, 이를 유포하거나 수사기관에 고발하겠다는 방식으로 협박했다.
여성 피해자도 마찬가지로 성적 호기심 등을 표현한 이들을 텔레그램으로 유인해 신상정보를 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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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조직원들에게 새로운 피해자를 물색하고 허위 영상물 및 성착취물 제작·유포, 상호 유사강간, 활동자금 관리 등을 지시하며 이를 이행하면 계급을 상승시키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참여한 텔레그램 채널과 대화방은 모두 453개였으며, 본인이 직접 운영한 채널과 대화방은 60개에 달했다.
A씨는 자경단 조직을 운영하는데 있어 협박과 함께 피해자들의 심리를 지배하고자 했다. 미성년자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완전히 통제하기 위해 1시간마다 일상보고, 반성문 작성 등을 통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이를 어기면 벌을 준다는 명목으로 나체촬영 및 자해 등 가학적인 성착취 행위를 강요해 심리적으로 지배했다.
아울러 여성 피해자들에겐 남성과 성관계를 해야만 지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하면서 전국 각지를 돌며 미성년자인 여성 10명을 상대로 잔혹한 행위와 함께 성폭행하고, 이를 촬영하는 범행을 저질렀다.
또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며 여성 조직원이 남성 조직원에게, 남성 조직원이 또 다른 남성 조직원에게 유사강간 등 성적 학대까지 가했다.
경찰은 2023년 12월 21일 피해자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후 조직적인 범죄임을 확인하고 전국에 접수된 사건 60건을 순차 이송받았다. 이후 392일간 수사를 진행하면서 약 200회의 압수수색 영장, 국제공조 수사 등을 통해 조직원을 순차 검거하고, 지난 15일 경기 성남시에서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검거 당시 진술을 거부했으나 증거자료를 제출받자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자신의 통제와 지시를 얼마나 잘 따르는지 시험하다가 선을 넘어버렸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이나 죄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반사회적 인격 소유자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간 수사 협조에 소극적이었던 텔레그램을 대상으로 협조 필요성을 지속·설득했다. 텔레그램 범죄 근절을 위해 텔레그램 운영자에 대한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고 설득 끝에, 지난해 9월 24일 텔레그램으로부터 범죄 관련 자료를 회신 받았다. 텔레그램이 한국 경찰의 수사 자료 요청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A씨에 대해 범죄단체조직 및 청소년성보호법·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19개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전날 A씨를 상대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었고, 오는 24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피해자 특정 등 여죄를 명확히 하고 아직 검거되지 않은 공범이나 기존 조직원에 대해선 총책 A씨가 검거된 만큼 구속 수사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유사한 피해를 입은 피해자는 자신의 잘못이 아니므로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해 도움을 받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