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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공수처 검사들과 경찰의 체포조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관저 앞에서 시위하던 대통령 지지자들과 국민의힘 의원들에 의해 약간의 시간을 지체했을 뿐 경호처 요원들의 큰 저항은 없었다. 지난 3일 1차 집행 당시 경호처 요원과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 병사 등으로 구성된 '인간 방패'가 관저동 진입을 막아 섰던 모습과 정반대의 장면이다.
애초 버스로 막아 놓은 차벽은 사다리로 손쉽게 넘었고, 3차 저지선도 버스로 가로막혔지만 철문 옆 초소를 통해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경호처 요원들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호처장 직무대행인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나 이광우 경호본부장 등은 유혈사태를 감수하고서라도 영장 집행을 저지해야 한다는 방침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일부 경호관을 제외하고는 호응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 경호관은 관저 내 대기동에서 머무르거나 휴가를 쓰는 방식으로 집행 저지에 나서지 않았다.
경호처 내 분열은 지난주 스스로 경찰 조사에 나섰던 박종준 전 경호처장의 이탈 이후로 급격히 진행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과 경호처 지휘부가 마지막까지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지만 경호처 직원들은 현행범 체포한 뒤 복수의 경찰서로 분산 호송해 조사한다는 공조수사본부의 방침에 내부에서 무너진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가 관저에 진입하면서 문 앞에 '영장집행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들을 방해할 경우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는 입간판까지 세우는 등 심리전을 통해 경호처 직원들을 압박한 것이 통했다는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