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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 논란’ 마두로, 재취임 앞두고 공포정치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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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5. 01. 10. 14:48

거리에 무장 군경 배치해 시민 감시
야권 주도 집회 예정, 대선 불복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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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테러를 획책한 외국인 용병들을 체포했다고 밝히고 있다./AFP 연합
부정선거 의혹 속에서 3선 성공을 주장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취임식을 앞두고 현지 거리에 무장한 군대와 경찰을 배치하는 반대세력의 반발에 강경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가 재취임하면 첫 조치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장기집권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매체 엘피타소(El Pitazo)는 9일(현지시간)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수도 카라카스와 주요 도시에서 국가수비대를 포함한 군경이 검문초소를 설치하고 대대적인 검문을 실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경비에 나선 병력의 규모가 눈에 띄게 늘어난 가운데 복면을 쓴 마두로 정권의 친위세력이 오토바이를 타고 도시를 순찰하고 있다"며 설명했다.

SNS에 공유된 영상에는 장기로 무장한 군경이 차로와 횡단보도에 줄지어 서 시민들을 감시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의 세 번째 취임을 축하하는 내용의 벽화와 낙서가 곳곳에 보이고 전신주에는 마두로 대통령의 정적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전 야권 대선후보를 수배하는 전단지가 붙어 있다. 정부가 내건 현상금은 10만 미국 달러(약 1억4600만원)다.

마두로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을 외세가 방해하기 위해 테러를 획책하고 있다며 병력 배치 확대를 정당화하며 지지세력 결집을 유도하고 있다.

그는 8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외국인 용병들이 자신의 대통령 취임을 막으려 했다며 "미국인 2명, 콜롬비아인 2명, 우크라이나인 3명 등 외국인 용병 7명을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포된 미국인 2명 중 1명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전직 고위 간부, 또 다른 1명은 미군 출신이었다"며 임기가 끝나가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테러를 재정적으로 후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두로 행정부는 지난해 11~12월 베네수엘라에서 반정부 테러 음모 혐의로 25개국 출신 외국인 125명이 검거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을 정부 전복을 위해 잠입한 외국인 용병이라고 부르며 부통령과 에너지부 장관 암살, 공공서비스 마비를 유발하기 위한 테러 등을 시도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베네수엘라에선 야권이 주도하는 집회가 열린다. 지난해 7월 실시된 대선을 다시 한번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불복을 선언한다.

집회에는 펠리페 칼데론 전 멕시코 대통령, 라우라 친치야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 안드레스 파스트라나 전 콜롬비아 대통령 등 중남미의 전직 대통령들이 다수 참석한다.

현지 언론은 "베네수엘라를 방문한 중남미 전직 대통령들이 귀국하는 곤살레스 전 야권 대선후보와 함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선 후 탄압받고 있는 곤살레스는 최근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미국, 파나마 등을 방문해 각국 정상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가 베네수엘라로 귀국해 대통령에 취임하겠다고 밝히자 마두로 정부는 권력 찬탈, 정부 전복 음모 등의 혐의로 체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남미의 전직 대통령들은 곤살레스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동행을 결의했다.

재취임 직후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마두로 대통령은 "향후 30년간 베네수엘라가 안정적으로 번영하도록 국가 발전의 모델을 잡기 위해 개헌을 위한 대통령령에 서명하겠다"고 했다.

중남미 언론은 "부정선거 의혹을 묵살하고 취임을 강행하는 마두로가 장기집권을 위해 헌법을 뜯어고치려 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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