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35년까지 약 378억달러 규모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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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이어 삼성전자도 본격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 발을 들였다. 최근 국내 대표 로봇 전문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약 2675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최대주주 지위 확보하면서다.
삼성전자는 빅스비·스마트싱스 등 자사의 AI와 프트웨어(SW) 기술에 레인보우로보틱스가 가진 로봇 기술을 접목해 본격적인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 직속의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했고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창업 멤버이자 카이스트 명예교수인 오준호 교수에게 삼성전자 고문 겸 미래로봇추진단장을 맡겼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도 삼성전자의 휴머노이드 경쟁 참전으로 로봇 트렌드의 궤를 같이하게 되었다. 향후 국내 로봇 시장에서 로봇 분야에 대한 관심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오는 2035년까지 약 378억 달러(약 55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하고 로봇 출하량이 140만대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시장 규모는 2년 전 예측(60억달러) 대비 6배 증가했고 로봇 출하량은 4배가 증가한 수치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 시기가 앞당겨진 배경으로 가속화된 AI의 발전이 꼽힌다. 챗GTP 등의 생성형 AI는 텍스트·이미지·음성 등 다양한 입력과 출력을 처리할 수 있는데, 로봇에 이러한 기능이 추가되었을 때 인간과 유사한 의사소통과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테슬라의 휴머로이드 로봇 '옵티머스'는 AI 모델을 통해 자율적 행동과 작업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테슬라는 옵티머스가 자사 공장에서 단순 반복 작업부터 복잡한 조립 작업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생산성 향상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완전히 상용화되기까진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 예상했다. 양승윤 연구원은 "휴머노이드의 HW(하드웨어)와 SW 모두 추가 개발이 필요하다. 가격과 성능 수준을 고려해 완전 상용화까지는 10여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든든한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빅테크 기업들의 열띤 투자는 계속 되고 있다. AI 칩 시장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는 올해 상반기 중 휴머노이드 로봇형 소형 컴퓨터인 '젯슨 토르'의 최신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12월 옵티머스 2세대를 공개했고 시범투입한 옵티머스를 내년부터 외부 판매용으로 대량 생산할 계획이다. 챗GPT를 만든 오픈AI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베이조스와 로봇 스타트업 '피지컬 인텔리전스'에 투자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기업들의 신성장 산업의 한 축이 됐다. 이미 중국 업체들이 저가 부품과 대량 생산 기술을 활용한 보급형 제품으로 초기 시장을 선점했는데, 이제는 이 로봇들을 AI와 어떻게 접목하느냐가 화두가 될 전망"이라며 "특히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압도적인 기술력이 담보돼야 하는 만큼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