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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쇄신 드라이브… 연말 인사 키워드 ‘슬림화·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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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 한상욱 기자

승인 : 2024. 12. 30. 18:10

디지털·내부통제 중심 조직개편
KB, 부서장급 140명 → 117명 축소
신한 '초고속 승진' 임원 4명 배출
부문장 폐지한 우리銀, 독립성 강화
4대은행이 내년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해 본부와 임원수를 줄이면서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그간 비대했던 조직을 줄이고 불필요한 임원 자리를 없애면서 비용도 절감하려는 의도다. 이번에 등용된 임원들 대부분은 1970년대생으로 과감한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신한은행을 제외한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의 수장이 다 바뀌면서 은행안팎으로 그 어느때 보다도 대대적인 쇄신을 요구 받고 있다.

잇따른 금융사고 여파로 낙마한 우리은행장을 제외한 KB국민·하나은행장의 물갈이는 지주 회장의 의중이 강력하게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은행들의 조직개편은 슬림화와 세대교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디지털, 내부통제 등 내년도 중점 사업을 염두한 조직과 인재 영입을 통해 차별화를 보였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주요 시중은행 4곳 중 조직을 가장 많이 줄였다. 기존 18그룹, 31본부, 139부를 18그룹, 27본부, 117부로 슬림화하면서 본부는 13%, 부서는 16% 감축했다.

약 140명에 달했던 부서장급이 117명으로 줄어들면서 비대한 조직을 슬림화했다. 내년 리딩뱅크 탈환을 위해 조직 축소로 효율성을 높이고, 기업금융과 금융AI 분야를 확대해 성장동력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은 이번 인사에서 본부장급 포함 임원 21명중 20명을 1970년대생으로 기용했다. 상무 포함 임원수는 기존 38명에서 29명으로 크게 줄었다.

특히 국민은행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금융AI 센터를 확대한 점이 눈에 띈다. 이를 위해 1980년생인 김병집 금융AI 1센터장을 신규 임원으로 영입하며, 최초로 1980년생 임원을 탄생시켰다.

신한은행은 1개 본부가 늘어나며 조직 개편 폭은 작았지만, 경영진 18명중 10명을 교체하며 쇄신인사를 단행했다. 기존 그룹장 중에서 3명만 상무급이 맡았다면, 이번에는 4명으로 늘었다. 신규 선임된 경영진 10명중 6명이 1970년대생으로 과감한 세대교체를 시도했다.

특히 본부장을 거치지 않고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한 초고속 임원도 4명이나 배출됐다. 영업추진4그룹장인 최혁재 상무는 1970년생으로 디지털사업부장에서 바로 상무로 승진했으며 이정빈 경영지원그룹장도 GIB대기업사업부장에서 상무로 발탁 승진했다.

하나은행은 1개 본부를 늘린 대신 부서는 9개 줄이면서 조직 슬림화에 들어갔다. 부행장수도 18명에서 16명으로 줄었다. 자산관리그룹내 하나더넥스트본부를 신설해 내년부터 시니어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기존 AI·디지털그룹을 디지털혁신그룹으로 확대개편하고, 본점의 12개 부서를 기존 부서에 통폐합시켰다. 관리·지원 업무 조직은 줄이고 영업과 신사업 부서는 신설하며 성과위주로 조직을 개편한 셈이다.

성과주의 임원 승진 인사도 실시했다. 김진우 강남영업본부 지역대표(본부장)가 중앙영업그룹대표(부행장)로, 서유석 남부영업본부 지역대표가 기업그룹장(부행장)으로, 우승구 광주전북영업본부 지역대표가 호남영업그룹대표(부행장) 등으로 승진했다. 이중 서 부행장은 1972년생으로 가장 최연소 임원 승진자다.

우리은행도 불필요한 조직을 없애고 부문장 체제를 폐지했다. 각 그룹 상위에 있던 부문장 체제를 없애 그룹장들의 독립성과 책임경영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기존 20개 그룹 중 부동산금융, 연금사업 등 불필요한 그룹들은 통폐합하면서 17개 그룹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부행장 수도 23명에서 18명으로 크게 감축했다. 특히 부행장 18명 중 11명을 교체했는데, 신규 선임된 6명 신임 부행장 중 2명은 1970년생들이다. 김선 WM그룹 부행장과 성시천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이 1971년생으로 가장 젊다.

부행장 임기를 마친 임원을 해외법인장으로 보내던 관행을 깨고 1970년대생 본부장을 발탁해 인적 쇄신도 단행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인사를 통해 내부통제 강화, 신뢰회복 등을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본부조직 슬림화로 영업 효율화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젊고 우수한 경영진을 선임하며 세대교체도 이뤄졌다"고 전했다.
윤서영 기자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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