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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루마니아 검찰은 전날 헌법재판소의 대선 1차 투표 결과 무효 판결이 내려진 지 하루만에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잠재적 불법자금 조달 여부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다.
앞서 루마니마 헌법재판소는 지난 6일 대선 과정에서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혐의를 들어 1차 투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재선거 실시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1차 투표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깜짝 1위를 차지한 무소속 컬린 제오르제스쿠 후보와 득표율 2위 중도우파 야당 루마니아 구국연합(USR) 엘레나 라스코니 대표 간 결선투표는 취소됐다.
로이터는 루마니아 검찰이 수사 대상 후보의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았다면서도 국가안보회의가 최근 해제한 비공개 문서를 근거로 제오르제스쿠 후보에 검찰 수사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전했다. 제오르제스쿠는 선거 기간 동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강력 비판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루마니아 정부의 지원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극우 성향의 친러 후보다.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대선 기간 동안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자릿수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나, 1차 투표에서 예상밖의 깜짝 1위를 차지하면서 선거 유효성 시비를 불러일으켰다. 로이터는 이날 비공개 해제된 문서들은 선거 과정이 투표 조작, 선거 캠페인 불법 행위, 불법 자금 지원으로 인해 왜곡됐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특히 루마니아 정보기관은 제오르제스쿠 후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에서 조작된 계정, 추천 알고리즘, 유료 프로모션 등을 통해 루마니아 유권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노출될 수 있었던 것이 이 같은 불법 행위 등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루마니아 검찰은 성명을 통해 "지난 7일 브라쇼브에서 세 차례의 압수수색이 실시됐다"며 "이번 압수수색은 루마니아 대통령 후보의 선거 캠페인에 대한 불법자금 지원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법 행위에서 나올 수 있는 자금을 돈세탁 과정을 거쳐 전달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는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같은날 타스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그들(루마니아 검찰)이 무엇을 하는지, 그들의 음모를 정당화하려는 시도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며 선거 개입 의혹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