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해 두차례 대통령순방 동행
'민관 협력' 기반 미래 먹거리 준비
세계 철강협회 집행위원 맡으며
글로벌시장 존재감…공급망 강화
"초격차 기술 확보로 캐즘 극복"
국민기업 포스코그룹이 이제 세계로 뛰기 시작했다. 장인화 회장의 발이 바빠졌다. 8년 만에 대통령 경제사절단 행렬에 맞춰 중앙아시아를 돌고 체코로 떠나 비즈니스를 성사시킨 건 장 회장이 정부와 정교한 합을 맞추기 시작했다는 방증으로 업계는 해석 중이다.
인도에선 일관제철소 건설을 약속했다. 호주와 남미, 아프리카까지 포스코의 영역이다. 세계 철강인들을 만나 불황을 타파할 전략을 함께 짜고 오지의 광산까지 살펴 투자하는 행보가 모두 올해 취임 이후의 일이다.
올 두 차례 대통령 순방 동행에선 국민기업으로서의 행보가 두드러졌다. 광물자원 공급망을 안정화해 중국 독점리스크를 상쇄하고, 국가에너지 백년대계인 '수소 프로젝트' 등에 대한 글로벌 협력은 정부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다. 포스코가 파트너로 나섰다. 최근에는 철강의 미래로 불리는 수소환원 제철 프로젝트를 앞당길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포스코의 초격차 경쟁력일 뿐 아니라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에 결정적 역할을 할 기술이다.
19일 산업계에 따르면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기술혁신'을 목표로 삼고 글로벌 불확실성과 전기차 캐즘을 헤쳐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수소환원제철 등 저탄소 철강과 이차전지 원료 분야의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면서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의미다.
특히 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는 포스코가 20조원 규모를 투입하는 철강사업 미래 전략의 핵심이다. 최근 정부는 해상교통안전진단 면제 등 행정절차를 단축하며 수소환원제철 설비 착공을 11개월 앞당길 수 있도록 했다.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이뤄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장인화 회장 체제에 들어서서 정부와의 긴밀한 소통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국내 사업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정부와 함께 협력해 사업을 확장해 나갈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장 회장은 지난 6월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 처음으로 함께하며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었다. 포스코그룹이 경제사절단에 참가한 것은 2016년 이후 8년 만이었다.
중앙아시아 순방 당시 장 회장은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등 자원 공급망 조성 등에 대한 사업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9월 대통령 체코 순방에도 동행한 장 회장은 수소 프로젝트 등에 대해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등 다양한 소통창구로 세계를 무대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장 회장은 세계 철강협회 집행위원으로 선임되면서 글로벌 철강업계에서도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저탄소 기술 및 제품 개발, 환경, 안전 등 세계철강협회 운영 정책과 방향을 결정하면서 포스코 철강사업의 세계적 지위도 강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장 회장은 철강협회 집행위원 선임 이전에도 글로벌 철강업계에서 소통을 확대해왔다.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기술 관련 논의나, 해외 사업 조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다.
최근 인도 JSW와의 협력 또한 글로벌 철강업계에서의 소통 강화에 따른 성과라는 설명이다.
인도 현지에 일관 제철소를 설립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5번째로, 인도 기업과 협력해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리스크가 적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 또한 초격차 기술 확보와 함께, 공급망 확대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 장 회장은 현재 소재 사업이 부침을 겪고 있지만 자원 확보에 초점을 맞춰 밸류체인을 완벽하게 갖추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호주·중남미·아프리카 등 다양한 국가와 협력해 공급망을 꾸리는 데 주력하는 상황이다. 장 회장은 호주, 아르헨티나 등 현지 사업장도 직접 방문해 이차전지 광물 사업을 점검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세계 각국과의 소통도 중요해지는 상황"이라며 "포스코그룹 또한 자국우선주의가 강화되는 시점에 세계 각국과 다양한 협력관계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