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20억 투자 日 APL도 내년 가동
기술 경쟁력·시장 신뢰 회복 총력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8일 경기도 기흥 반도체 R&D 단지 설비 반입식을 개최한다. 반입식에는 전영현 부회장을 비롯해 DS부문 사업부장들이 대거 참석한다. 이재용 회장 참석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흥 반도체 R&D 단지는 삼성전자가 미래 반도체 기술을 선도할 핵심 기지로 야심차게 추진해 온 프로젝트다. 지난 2022년 착공한 이 단지에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20조원을 투입한다. 특히 이곳은 이병철 창업회장이 삼성 반도체 사업의 시작을 알린 곳이기도 하다.
기흥 반도체 R&D 단지는 연구-생산-유통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복합형 연구 단지로, 첨단기술을 곧바로 양산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설비 반입 이후 이곳에선 차세대 HBM 기술과 3차원(3D) D램, 어드밴스드 패키지 신기술 등이 집중 개발될 예정이다. 기흥 반도체 R&D 단지가 향후 삼성전자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지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기흥에 이어 일본 요코하마 '어드밴스드 패키징 랩(APL)'도 이르면 연내 가동 준비를 마친다. APL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투자계획을 발표한 일본 내 차세대 반도체 R&D 기지다. 오는 2028년까지 400억엔(약 3620억원)이 이곳에 투입된다. 삼성은 이곳에서 그동안 약점으로 꼽혀왔던 어드밴스드 패키징 분야 미래 기술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100명 이상의 반도체 전문인력을 현지에서 채용할 계획이다. 또한 일본 현지의 소부장 기업들과도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것은 D램의 코어 경쟁력 회복"이라며 "차기 제품인 HBM4와 이에 적용될 1c 공정 개발에 총력을 다해 기술 경쟁력과 시장 신뢰 회복을 동시에 이뤄나가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노조 문제, 주가 방어에 이어 R&D 기술기반 강화에 속도를 내면서 내부 불안요소들을 하나씩 정리해 가는 데 주목한다. 위기 타개책의 하이라이트는 이달 말께로 예정된 사장단 인사 및 조직개편이 될 전망이다. 반도체 부문 쪽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에 대한 대규모 쇄신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0월 반도체 위기설로 촉발된 어수선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조직-기술-인사 등의 순으로 위기 타개 및 재반등을 위한 발판을 차근차근 마련하고 있는 단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