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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세 폐지 동의한 이재명…韓 증시 ‘박스권’ 탈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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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4. 11. 04. 16:12

코스피, 코스닥 각각 1.83%, 3.43% 상승 마감
野 금투세 폐지 발언 이후, 국내 증시 일괄 급등
“기업 펀더멘털과는 무관…큰 영향 없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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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찬성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강세로 전환했다. 장 초반 소폭 상승한 수준을 보였던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이 대표 발언 이후 1% 넘게 급등했다. 그동안 금투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 발목을 잡는 주요한 이슈였던 만큼, 이 같은 문제가 해소됨으로써 수급이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 역시 증시 하방압력을 키웠던 요인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지수도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금투세 폐지가 기업 펀더멘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진 않기 때문에, 단기적 효과에 머무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3%, 3.43% 오른 2588.97, 754.08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0.20%대 상승세를 보였던 두 지수가 단기간에 1% 이상 뛰어오른 것이다.

국내 증시가 급등하게 된 건 이재명 대표가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겠다는 의사를 전하면서다. 금투세 도입을 줄곧 고수해왔던 기존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금투세 도입을 강행하는 것이 맞겠지만, 현재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고 1500만 주식 투자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금투세 폐지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국내 증시는 박스권 장세를 지속해왔는데, 업계에선 이를 두고 금투세 관련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고 판단했다. 다수 야당의 반대로 금투세가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소위 '큰손'이라 불리는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이탈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즉 큰손들이 빠져나가면 지수도 상승 동력을 잃는 만큼, 투자자들이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했다는 논리다.

증권업계에선 이 대표의 금투세 폐지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그간 박스권에 갇혀 있던 국내 증시가 반등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늦은 감이 있지만 그럼에도 폐지 결정을 내린 건 환영"이라며 "이 대표 발표 직후 금투세로 억눌렸던 증시가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고 있듯이, 폐지 기점으로 국내 증시도 우상향하는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당연히 폐지돼야 했던 것이고, 이번을 계기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증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미국 대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등 여러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건 아쉬운 대목이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 증시의 반등 가능성을 점치면서도, 개인투자자들 비중이 큰 코스닥 지수에 한 층 더 무게를 뒀다. 황지우 SK증권 연구원은 "금투세가 증시를 눌러왔던 재료로 작용했다는 투자자들의 공감이 있었기에, 폐지 결정은 긍정적인 영향을 나타낼 것"이라며 "특히 개인투자자들 비중이 많은 코스닥의 경우 수급에 더 큰 영향을 받아 민감도가 높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은 개인투자자들의 유동 비율이 커 금투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이러한 문제가 해소되면서 코스닥 지수도 점진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선 금투세 도입이 근본적으로 주가 지수를 움직이는 기업 펀더멘털과는 전혀 관련이 없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증시 전문가는 "비슷한 사례로 공매도 금지했을 때도, 주가가 딱 하루 오르고 끝났다"며 "해당 사례를 통해 기업의 펀더멘털을 바꿀 수 없는 제도적 변화는 주가를 끌어올릴 수 없고, 금투세 폐지 역시 마찬가지다"고 설명했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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