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제3자 추천 방식까지 거론
민주 "배알 있으면 꿈틀 해야"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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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 구도를 파고들며 당정 간 틈새 벌리기에 힘을 쏟는 가운데 국민의힘 친한(친한동훈)계에서도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두고 야당과의 공조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서다.
김 여사 특검법의 운명이 사실상 한 대표와 이 대표 회담 결과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현재 양당 대표의 회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 대표도 이날 한 언론사가 주최한 포럼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에게 보자고 했고, 시기는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식 대표비서실장에게 회담 의제와 시기, 방식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양당 대표의 회담 소식은 앞서 지난 21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을 4시간여 앞둔 시점에 알려져 묘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면담에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상당한 견해차를 드러낸 만큼 이 대표가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면 김 여사 특검법 추진 동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해석이다.
실제로 면담 이후 친한계에서 특검법 재표결 시 이탈을 막기 어려워졌다는 의견과 함께 제3자 추천 방식의 김 여사 특검법 논의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민주당은 여세를 몰아 한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배알이 있으면 꿈틀은 해야 하지 않나"라는 말로 친한계 의원들을 자극했다. 민주당은 전날 한 대표가 "민심을 따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만큼 한 대표도 마냥 김 여사 특검법을 저지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여당 대표가 현직 대통령 부인의 거취와 관련된 사안을 야당 대표와 논의할 경우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따를 수 있다.
한 대표는 이날 당 공식 회의에서 이 대표의 1심 선고가 나오기 전 김 여사 관련 국민 요구를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한 정치권 관계자는 "한 대표가 이 대표의 1심 선고가 나오기 전에 여권의 악재를 털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김 여사 문제를 대표 회담 의제로 올릴 순 있어도 특검법 추진을 야당 대표와 논의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