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부 대선 경선 '진실공방' 가열
민주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 압박
與 "野, 지켜보다 탄핵 시동 걸 수도"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명씨는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를 운영했으며, 여기서 실시한 여론조사와 자신의 정치적 능력으로 인해 '입각 제의'까지 받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명씨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거기(윤 대통령 부부)와 연결된 것은 2021년 6월 18일"이라며 "매일 전화는 거의 빠짐없이, 왜냐면 아침에 전화가 오면 또 그렇지 못할 경우도 있을 거 아니겠나. 그러면 낮에도 여러 번씩 계속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이 주장에 대해 대통령실은 지난 8일 명씨와 대선후보 경선 전 두 차례 만났을 뿐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그러나 명씨는 이날 또다시 이 같은 주장으로 정면 반박한 것이다.
명씨는 또 자신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준석 당 대표 당선에 기여했다고 밝히면서, 당시 대선후보였던 윤 대통령도 자신을 찾아와 국민의힘 입당까지 상의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명씨는 윤 대통령 경선 승리 뒤에도 대선 전까지 자신이 역할을 했다면서 "대선 얘기는 하나도 안 했다. 대선 얘기하면 다 뒤집어진다"라는 식의 협박성 발언도 쏟아냈다.
명씨의 발언이 추가적으로 나오면서 여권 내에선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대선 당시 명씨의 여론 조작 영향으로 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윤 대통령에게 자신이 패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같은 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난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때 명씨가 운영하는 PNR(피플네트웍스리서치)에서 윤(석열) 후보 측에 붙어 여론조작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문제 삼지 않았다"며 "그런데 그 조작된 여론조사가 당원들 투표에 영향이 미칠 줄은 미처 계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선거 부로커(브로커) 명씨가 날뛰는 것은 정의에 반하는 짓"이라면서 "검찰에서는 조속히 수사해서 관련자들을 사법처리해 주시기 바란다"며 조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반면 야당은 명씨의 폭로를 근거로 윤석열 정부를 향한 정치공세에 착수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명태균씨가 여론조작을 통해 선거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명태균발 여론조작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윤 대통령이 명씨가 실시한 여론조사의 가장 큰 수혜자기 때문에 사실 관계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며 압박했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명씨의 입이 모든 이슈를 삼키고 있다"면서 "야권도 명 씨의 발언을 지켜보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명씨를 고리로 한 윤석열 정부 탄핵에 시동을 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