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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감] 또 불 붙은 ‘체코 원전’ 공방…황주호 한수원 사장 “체코 금융 요청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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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림 기자

승인 : 2024. 10. 14. 14:47

14일 나주 한전 본사서 국정감사
여야 체코 원전 의혹 재차 공방전
한수원 "금융지원 요청 없어…위증 안해"
덤핑도 적절치 않아…전혀 사실 아냐
질의 답변하는 황주호 사장<YONHAP NO-3425>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14일 오전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열린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2년 만에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현장 국정감사에서 '체코 원전 수주'를 두고 여야의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체코 측에 금융지원은 없다는 것을 재차 강조하며 사장 자리를 걸고서라도 "위증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4일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 본사에서 열린 국회 산자위 국감에서 황 사장은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체코 원전 관련) 위증을 하면 안된다. 자리를 걸고서 내기를 하겠느냐"라는 질의에 "거짓말 하지 않았다. 문제 없다"고 답했다.

이날 여야는 지난 7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감에 이어 체코 원전 수주에 대한 첨예한 대립을 보였다. 야당은 한수원이 입찰 과정에서 체코 측에 금융지원을 약속했다는 의혹을 또 다시 제기하며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고, 여당은 의혹이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맞섰다. 여야 의원들은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도 고성을 수차례 주고 받으며 과열양상을 나타냈다.

정진욱 의원은 "2022년부터 본격화한 팀코리아 프로젝트를 보면 모든 초점이 원전 수주 전략으로써 (체코에) 금융 지원을 해주는 것에 맞춰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황주호 사장은 "두코바니 5호기 건설은 체코 측에서 100% 지원을 하게 된다. 저희가 '(신규 원전) 6호기에 대해 혹시라도 자금이 필요하지 않으냐'고 (체코에) 의향을 물어봤는데 '아직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거짓말, 위증을 하면 안된다. 자리를 걸고서 내기를 하겠느냐.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압박했고, 이에 황 사장은 "거짓말 하지 않았다. 큰 문제 없다"고 단언했다.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제대로 검증을 통해 타당성을 확인하자는 것을 '국익 훼손', '경쟁국에 도움을 주는 행위' 등의 식으로 정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며 "조금 전 여당 의원은 야당이 마치 이적행위를 하는 것처럼 얘기했다. 용납하기 어려운 대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체코 원전 같은 대규모 사업은 국가 간 총성 없는 전쟁이고 정보 전쟁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체코 정부는 물론 경쟁사들도 한국의 국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체코 원전 우선협상자 선정은 한국과 원전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역사적 성과"라고 맞받아쳤다.

황주호 사장은 재차 "두코바니 5호기는 체코 정부 예산으로 하고, 6호기는 아직 결정이 안 됐지만 5호기와 마찬가지로 진행한다고 (체코 측으로부터) 듣고 있다"며 "대규모 인프라 수출에 있어서 금융지원을 갖고 가는 것이 국제 관례다. 금융은 이자가 생기고 수익이 생기는 곳에는 반드시 투자를 하게 돼 있고 (체코 측의 요청이 있다면) 우리 수출입 금융으로도 할 수 있고 국제금융으로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이 체코 원전 사업 추진 과정에서 60%를 현지화한다는 문구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맡은) 원자로 부문을 뺀 나머지가 전체 사업의 60% 정도가 되기 때문에 체코 기업이 경쟁력이 있다면 국제 경쟁입찰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라며 "사업비를 뭉텅 떼서 현지에 줘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황 사장은 덤핑 수주 의혹에 대해 "덤핑은 불법적인 무역행위를 뜻하기에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거액의 장기 저리금융 대출 약속 의혹 역시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날 해외 원전 수출 기관을 일원화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한전과 한수원은 각각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타깃 시장을 나눠 원전 수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얼마전 아프리카와의 정상회담에서 대통령께서 SMR 이야기를 했더니, 아프리카에서 한전과 이야기를 해야 할 지 한수원과 이야기를 해야 할 지 헷갈려 했다"며 "한전과 한수원이 전담하는 곳이 있고, 각 기관의 입장이 있겠지만, 국가차원에서 공개적인 논의가 필요하지 않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황 사장은 "한수원처럼 건설부터 운영, 해체까지 원전의 전주기 산업을 하는 경쟁력 있는 회사가 없다"며 "수출 일원화 의견에 대해 공감은 하지만, 정부와 조율이 필요하고 법적 지원 제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한전은 원전 건설에 집중하고 싶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현재로서는 두 기관이 경쟁하면서 합의된 국가를 대상으로 해서 큰 문제는 없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한전의 강점인 플랜트 기반 신규 원전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장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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