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로 예금금리는 하향 예고…어부지리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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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14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상품 종류에 따라 0.05~0.25%포인트 축소하기로 했다. 우대금리를 축소하면 사실상 대출금리가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주요 시중은행의 금리 인상은 이달 초부터 앞다퉈 이뤄졌다. KB국민은행은 지난 4일부터 주담대를 비롯해 전세자금대출과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를 0.2~0.25%포인트 인상했으며, 신한은행도 같은 날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0.1~0.4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1일 전세대출의 감면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축소했고, 우리은행도 지난 2일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 등을 0.1~0.2%포인트 올렸다. NH농협은행 역시 지난달 말 비대면 주담대 대환대출 우대금리를 0.5%포인트 낮춘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은행권의 금리 조절을 통한 가계대출 억제 조치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대출 조건 및 심사 강화, 금리 인상 등 고강도의 조치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9월 중 은행권 가계대출은 5조7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8월 9조2000억원 증가와 비교하면 다소 둔화된 수치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지만, 전월의 특이사항을 제외하면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이자이익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되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약 0.03~0.04%포인트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 차원에서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예대금리차 축소 수준이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은행권은 올해 또 한 번 사상 최대의 이자이익 달성이 기대된 상황이다. 5대 시중은행은 올 상반기 21조613억원의 이자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2조4916억원 대비 2.8% 증가한 수준이다. 여기에 5대 시중은행의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정책 서민금융 제외)는 평균 0.57%포인트로, 7월(0.434%포인트)보다 0.136%포인트 확대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 압박에 따라 대출금리를 섣부르게 조정하기 어려운 상황 속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예금금리가 하향 조정될 경우 예대금리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은행권에 어부지리 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