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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해진 시금고 경쟁…지방은행 ‘지역특화 금융’ 확대 절실

치열해진 시금고 경쟁…지방은행 ‘지역특화 금융’ 확대 절실

기사승인 2024. 10. 0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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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주시 주금고 입찰에 시중·국책은행 참전
자본력에서 밀리는 지방은행…협력사업비에 긴장
지역 기반 은행으로서 유·무형 기여도 높여야
부산광주
부산은행, 광주은행 본사 전경. /부산은행, 광주은행
지방은행들이 최근 부산·광주 등 광역지자체 주금고(1금고) 재유치에 성공하며 지방 거점 은행이라는 자존심을 지켜냈지만 마냥 안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비수도권 지자체 곳간 지기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시중은행이 자본력을 앞세워 거액의 협력사업비를 출연할 경우 지방은행의 독점적 지위는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크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지역 대표 은행'이라는 상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주금고 자리를 지켜내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특화 금융'을 더욱 확대해야 하는데, 통상적으로 지자체 금고 선정에 있어 시민 이용 편의성과 지역사회 기여 및 협력사업 등이 높은 배점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지난달 24일 열린 부산광역시 금고지정 심의위원회 평가 결과 총 860.1점을 획득해 2025년부터 2028년까지 4년간 부산시금고 업무를 취급할 주요 금융기관으로 선정됐다. 함께 입찰에 참여한 KB국민은행(837.55점), IBK기업은행(785.0점)과 비교해 최대 75점 높은 점수다.

광주은행 역시 지난 7일 열린 광주광역시 금고지정 심의위원회에서 함께 입찰에 참여한 KB국민은행을 꺾고 2025년부터 2028년까지 4년간 광주시금고 업무를 취급할 주금고로 선정됐다.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등이 가세해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지방은행이 다시 한번 주금고에 수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역특화 금융이 자리했다는 후문이다.

부산은행과 광주은행은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금융회사 지역재투자 평가'에서 최우수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본점 소재지 및 인근 지역에서 우수한 자금공급 실적을 보인 것은 물론 인구 대비 점포 수 등을 포함하는 금융 인프라 등의 부문에서 경쟁력을 보인 까닭이다.

실제 이번 입찰에서도 부산은행과 광주은행은 모두 지역 밀착 행보를 적극적으로 부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은행은 자사 가치의 78%가 지역에서 창출되고, 총 35조원에 달하는 중소기업 대출의 74.3%(25조5000억원)가 부산지역 기업 대상으로 이뤄진다는 성과를 강조했다. 광주은행 역시 올 상반기 말 광주 지역의 대출금 및 예수금 비중이 각각 54.2%, 56%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과, 지역 중소기업과의 거래에서 취득한 정보 등을 대출 심사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관계형 금융 중소형그룹 부문 1위'로 선정됐다는 점 등을 내세웠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시중은행이 그간 지방은행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지자체 주금고 자리를 넘보기 위해 지방은행 대비 높은 협력사업비를 제시하고 있는 데다 지방 영업망까지 확대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특화 금융을 더욱 확대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이 지자체 금고 경쟁에서 고배를 마실 경우 안정적인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하지 못해 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부담이 전가될 우려도 있다"면서 "자리를 사수하기 위해 유·무형의 지역 기여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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