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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새내기 직장인 대출, 쉽지 않네”

[취재후일담] “새내기 직장인 대출, 쉽지 않네”

기사승인 2024. 09. 2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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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섭 기자
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새내기 직장인들의 고심도 점점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사회초년생들이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면서 월세 보증금 등 목돈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하고 있지만, 재직기간이 짧아 은행의 도움을 받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일부 은행은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은 곳도 있지만, 실제 대출 심사 벽은 예상보다 높았습니다.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중에서 사회초년생 대상 신용대출 상품을 제공하는 곳은 우리은행과 농협은행 두 곳이었습니다.

일부 은행에선 사회초년생 대상으로 한 대출이 아예 없거나, 중단한 곳도 있었습니다. 일반 신용대출의 경우에도 재직 조건을 최소 6개월 이상으로 설정해, 이용하기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우리 첫급여 신용대출', 'NH새내기직장인대출' 상품을 출시하면서 대출 심사 기준으로 재직 1개월 이상(영업점 기준) 등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3개월 이상의 재직 기간이 요구됐습니다. 영업점을 방문한 결과, 두 은행 모두 최소 3개월 이상의 재직 증명이 있어야 대출 심사가 가능했습니다. 특히 일부 지점에서는 6개월 이상의 재직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재직 기간이 짧을수록 심사 통과 가능성이 현저히 낮었고, 만약 통과하더라도 재직기간 3개월 미만일 경우 연소득의 50%만 인정돼 대출 한도가 크게 줄었습니다.

조건이 비교적 까다롭지 않은 카드론으로 눈을 돌려봐도 높은 금리는 발길을 멈추게 했습니다. 8월 말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의 카드론 금리는 평균 14.29%로, 5대 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4.87%)보다 3배에 달했습니다. 카드론을 이용할 경우 신용점수가 떨어진다는 점도 부담이죠.

은행권에선 부실여신 관리 때문에 심사를 까다롭게 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은행 본점 차원에서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부실채권이 발생하면 책임을 져야 하는 영업점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죠. 이 때문에 은행 영업점은 자체적인 규정을 마련해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경력을 우대하는 채용절차와 관련해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느냐"며 토로하는 웃픈(?) 현실이 있죠. 사회초년생에게 유달리 높은 은행 대출 문턱도 같은 맥락입니다.

물론 은행들은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만큼, 대출 부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꼼꼼하게 심사를 해야하죠. 그렇지만 아직 이렇다할 금융거래 이력이 없는 사회초년생에겐 보다 유연하게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요.

은행 등 금융사들은 지속 성장 전략으로 'MZ세대'를 평생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벌이고 있죠. 새내기 직장인 등 사회초년생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좀더 친절한 금융혜택을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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