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각계각층 '주식 사주기 운동'
최윤범 회장 경영권 방어 강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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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에 선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는 이를 견제하며 '정말 우군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했지만 연일 재계의 고려아연 지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회사 고객사인 한국앤컴퍼니와 휴스틸, 한국금거래소 등 80여곳은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와 영풍의 적대적 M&A는 업계 최고 수준인 고려아연의 주요 생산 제품 품질 연속성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는 '고려아연 품질 유지 요청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사모펀드 개입 시, 투자 수익 확보를 위해 독단적인 경영을 할 가능성이 크고 향후 투자를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고려아연 이사진, 노동조합, 울산시가 거든 데 이어 이날 국내 기업들까지 합세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일부 고객사의 경우 사모펀드에 의해 향후 고려아연이 매각될 경우, 국내 최고의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들 기업은 "고려아연의 주요 제품들은 국가 기간 산업 여러 분야에 걸쳐 핵심적인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며 "MBK가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고려아연이 이차전지나 반도체 분야에서 진행하고 있는 탈중국 밸류체인 구성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결국 고려아연의 신성장동력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MBK는 줄곧 고려아연이 대항공개매수에 필요한 약 2조원의 자금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고려아연을 지지하는 각계 구호활동에 초긴장 상태다. 이날 울산시 내 사회복지계·문화예술계도 '고려아연 지키기'에 돌입했다. 각 단체는 "고려아연의 위기는 곧 울산의 위기"라며 우리 손으로 향토 기업을 지켜내기 위해 1인1주식 갖기 운동에 나선다고 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몇 년 들어왔다 나가는 것보다 우리 거래처가 좀 더 안정적인 지배구조하에서 움직이는 게 낫지 않나. 그리고 우리가 이들과 어떤 조건에서 어떤 협력을 이어갈진 자율이자, MBK가 주장하는 배임이 될지도 이사회 판단"이라고 말했다.
최윤범 회장과 주요 주주인 한화그룹 및 LG화학 최고위층의 만남이 이뤄졌다고 알려진 가운데, 잇따른 재계 회동은 MBK의 예상 자체를 빗나갔다는 평가다. 당초 MBK는 '주요 대기업은 최 회장의 우호 세력이 아니다'라고 단언해 왔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와 고려아연과의 사업협력 분야는 장기적인 투자를 요하는 사업인바 이번 공개매수로 인해 경영권 분쟁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사업협력의 성공 가능성과 지속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며 "양사의 사업협력 관계가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