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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사모펀드 사태] MBK 재무구조 지적에, 고려아연 “악의적 주장, 강력 법적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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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슬 기자

승인 : 2024. 09. 19. 17:08

19일 영풍·MBK,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 진행
MBK "최윤범 회장 주도 본업 무관한 투자 지속"
고려아연 "MBK, 모든 수치 왜곡…악의적 주장"
사본 -고려아연 그랑서울
고려아연 그랑서울. /고려아연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간 각종 의혹 제기와 이에 대한 반박, 재반박 논쟁이 치열하다 못해 뜨겁다. MBK파트너스가 공식석상에서 최윤범 회장 체제 하 수익성이 악화하고 본업과 무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고려아연은 악의적 주장이라며 강력한 법적 조치에 나서는 동시에 그간 이뤄진 투자에 대해 입장을 낱낱히 밝혔다. 이들은 국가기간산업의 해외 유출 관련 세간의 우려에 대해 입장을 달리 하는 만큼 날선 공방을 지속할 전망이다.

19일 고려아연은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의 재무건전성, 자산운용 적정성에 대한 MBK의 주장은 악마의 편집이며 모든 수치를 왜곡했다"며 "영풍이 제기한 악의적이고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허황된 의혹들은 명예훼손 등 강력한 법적 조치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MBK파트너스-영풍이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면서 고려아연이 강경 대응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MBK는 또 전날(18일) 한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이번 공개매수는 적대적 M&A가 아님을 밝힌 바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설명에 나선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고려아연의 재무건전성이 훼손됐다는 의혹과 그 배경을 설명하고, 공개매수 후 선진 거버넌스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고려아연이 인수한 미국 전자폐기물 재활용 기업 '이그니오'의 고가 매수 의혹, 고려아연이 투자한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관련 투자 배임 의혹과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 조작 개입 의혹 등이 기업가치를 훼손시킨다며 투자에 제동을 걸겠다고 밝혔다.
이에 고려아연은 2021~2024년까지 투자한 기업은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다며, 영풍과 MBK가 우량기업의 2022년 당기순손익을 제외하는 등 상황을 교묘하게 뒤틀었다고 주장했다. 또 그간 이뤄진 투자는 합리적이며 절차 등에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 측은 "해당 사모펀드의 SM엔터테인먼트 투자 관련 시세조종 의혹 부분은 이미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가 충분히 진행됐고 당사에 대해서는 기소나 재판이 진행 중인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 "이그니오는 고려아연이 추진하는 '100% 리사이클링 동박'을 생산하는 자원순환 밸류체인의 핵심으로, 지난해 3만톤 수준이던 동(구리)생산량을 2028년 15만톤까지 확대하기 위해 당사가 진행한 필수 투자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런 구체적인 근거자료 없이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악의적이고 허황된 의혹 제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MBK
강성두 영풍 사장(왼쪽부터),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이성훈 베이커매킨지코리아 변호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양측은 MBK의 중국계 설, 고려아연의 중국 매각설 등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내세웠다. 김광일 부회장은 "우리는 한국의 토종 사모펀드이며,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고 있다"며 "현재 공개매수를 주도 중인 펀드 출자자(LP) 중에 중국 자본 비중은 5%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MBK가 중국계 자본을 등에 업은 투기자본이란 사실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고려아연은 "MBK가 운영하고 있는 블라인드 펀드 대부분은 상당수가 중국계 기업과 자본이 포함돼 있다"며 "특히 중국자본으로 무장한 MBK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에 성공할 경우 순수 우리 자본과 기술로 세계1위에 오른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이 역으로 중국 배제를 핵심으로 하는 우방 미국의 IRA(인플레이션감축법)의 피해자가 될 우려도 크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또 MBK가 지속적으로 내세우는 두산공작기계(현 DN솔루션즈) 매각 건은 모범사례가 아님을 주장했다. MBK는 2017년 1조1800억원에 인수한 두산공작기계를 2019년 2조4000억원에 매각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MBK는 두산공작기계를 국내기업(DN그룹)에 매각하기 이전 메릴린치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미국, 중국, 일본 등에 매각을 시도하려 했다"며 "여러 가지 이유로 해외 매각이 여의치 않자 국내로 눈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MBK가 고려아연을 중국에 팔 수도 없고, 팔지도 않겠다는 입장에 대해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하지 못하는 투기자본의 속성을 고스란히 반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고려아연 지분 약 17%를 갖고 있는 현대차, 한화, LG 등의 입장이 양측 분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윤범 회장은 이들을 우호 세력으로 보고 힘을 합치겠다고 한 상태다. 반면 MBK는 "이들 대기업이 '고려아연'의 전략적 제휴 파트너이지, '최윤범 회장'의 우호 집단이라 볼 수 없다"며 "앞으로도 협력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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