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비 인상에 경증환자들 부담 가중
정부, 응급실 쏠림 막고 병의원 분산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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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석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의료대란 속에서 맞이하게 된다. 전공의 파업이 반년 넘게 이어지며 의료 인력난이 심각해지자, 시민들은 응급실 과부하를 우려해 추석 연휴 동안 아프지 않기 위한 대비책을 스스로 세우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에는 사고와 응급환자가 증가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추석 연휴에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환자는 평소보다 약 1.9배 많았다. 주로 손상, 염좌, 감기 같은 경증 질환이 많았으며, 화상은 3배, 관통상은 2.4배, 교통사고는 1.5배 증가했다. 119 신고 건수도 평소보다 1.4배 늘며 응급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구에 사는 한모씨는 "연휴 기간 응급실은 '그림의 떡'"이라며 상비약을 챙기며 건강을 챙기고 있다. 한씨는 "가벼운 감기나 배탈 같은 증상은 응급실 대신 준비해둔 상비약으로 해결하려 한다"며 "다른 가족들 것까지 여유롭게 준비해뒀다"고 했다.
동작구에 사는 박모씨(57)도 연휴 동안 이동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박씨는 "연휴 때 교통사고나 갑작스러운 응급 상황이 걱정돼 이번엔 집에서 조용히 보내기로 했다"며 "가족들과 상의 끝에 벌초를 미루고, 자식들도 우리 집에 오지 말고 다들 몸조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진료비 부담 역시 시민들의 고민을 더하고 있다. 정부는 경증 환자의 응급실 쏠림을 막고, 의료진이 중증 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연휴 동안 진료비를 인상한다.
경증 환자가 추석 연휴 응급실을 방문할 경우 평소 40%였던 본인부담금은 90%까지 오를 수 있어 경제적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또 동네의원이나 약국을 이용할 때도 평소보다 30~50%의 본인 부담 비용을 더 내야 한다.
마포구에 사는 이모씨(49)는 "응급실만 비용이 오른 게 아니라 일반 동네의원이나 약국까지 진료비가 올라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추석 때마다 가족들을 만나면 과음하거나 과식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최대한 자제하고 아프지 않도록 몸관리를 잘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