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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소주 매각한 신세계L&B, 수익성 강화에 올인

제주소주 매각한 신세계L&B, 수익성 강화에 올인

기사승인 2024. 09. 1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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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회장 "수익성" 강조 후 비주류사업 순차 정리
제주소주
제주소주가 선보인 푸른밤.
신세계L&B가 주류 수입·유통 사업에 집중해 수익성 중심의 경영에 나선다. 소주사업을 정리하면서 발생된 매각대금은 주력사업 투자와 함께 재무구조 개선 등에도 사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L&B는 제주소주의 생산 용지와 설비, 지하수 이용권 등을 오비맥주에 매각하는 내용을 담은 본계약을 이르면 연말에 체결한다. 양사 비밀유지조항으로 인해 정확한 매각 대금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500억~1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마트가 2016년 제주소주를 인수한 후 2019년까지 유상증자 등으로 570억원을 투입했다. 이후 신세계L&B가 2021년 이마트로부터 제주소주를 넘겨 받아 흡수합병을 단행하면서 소주사업을 개시했다. 다만 제주소주 실적이 좋지 않아 매각이익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신세계L&B 관계자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으로 소주를 발주처에 생산·공급해 왔는데, 매출은 2022년엔 7억원, 2023년엔 8억원 수준이다. 제주소주 매출이 신세계L&B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번 매각으로 오비맥주는 단기적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소주를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국내에서 하이트진로·롯데칠성음료와 함께 3파전으로 재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반면 신세계L&B의 입장에선 '수익성 강화'라는 전제 아래 진행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연 초 신년사를 통해 "비효율을 걷어내고 수익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신세계L&B가 운영 중인 사업 또는 추진 중인 프로젝트를 순차적으로 정리했기 때문이다.

실제 정 회장이 신년사를 내놓은 후 신세계L&B는 K-위스키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이후 지난달에 제주소주를 물적분할한 데 이어, 이번에 매각하면서 사실상 K-위스키 사업에도 손을 떼게 됐다.

애초 신세계L&B는 2022년 위스키 생산을 공식화하고 사내 위스키 신사업 전담 조직인 W비즈니스팀을 꾸리면서 K-위스키 사업을 추진해 왔다.

해당 사업은 애초 제주소주 공장을 기반으로 K-위스키 사업을 생각해 왔는데,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가 지난해 9월 신세계L&B 대표로 겸임하면서 위스키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이후 해당 공장을 매각하게 되면서, 위스키 사업에 미련을 완전히 없앴다고 볼 수 있다.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자금은 마련한 성과도 있다. 실제 신세계L&B는 2021년 영업이익 212억원을 달성한 뒤 116억원(2022년), 7억원(2023년) 등의 순으로 실적이 감소되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매출원가율은 56.2%에서 61.9%로, 매출 대비 판매비와관리비 비중은 33.2%에서 37.7%로 상승했다. 매출원가와 판매비와관리비를 더한 총비용의 비중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매출 대비 총비용 비중은 99.6%에 이른다. 여기에 금융비용 등이 증가하면서 영업외손실이 11억원에서 64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졌다.

올 상반기 매출 799억원, 순손실 36억원으로 집계되며 적자전환됐다. 지난해에 상반기 매출 925억원, 순이익 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부채비율은 162.0%에서 202.3%로 40.3% 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신세계L&B가 오비맥주로부터 매각대금을 받을 경우, 여유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비용을 줄이기만 해도, 영업외비용을 줄일 수 있다.

앞으로는 주력사업에 집중한다. 신세계L&B 관계자는 "제주소주를 매각하더라도 와인의 비중이 크겠지만 위스키, 하이볼 등을 보유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신세계L&B가 잘하는 사업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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