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삼성 반도체의 힘] “첫째도 둘째도 기술·인재”… 차별 걷어내고 ‘열린채용’ 주도

[삼성 반도체의 힘] “첫째도 둘째도 기술·인재”… 차별 걷어내고 ‘열린채용’ 주도

기사승인 2024. 09. 11. 17:48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1957년 국내 최초로 '공채 제도' 도입
국내 4대그룹 유일 신입사원 공채 유지
학력보다 능력… 이재용 회장의 결단
차별 관행 철폐로 열린 채용문화 선도
외국인 경력사원·고졸 기술인재 확대
인사제도 혁신이 '맨파워' 핵심 동력
총성도 없고 보이지 않지만 가장 치열한 전쟁이 지금 반도체산업에서 벌어지는 특급 기술 인재 확보 싸움이다. 삼성전자가 '기술인재' 구하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3대째 이어 온 삼성 특유의 '기술'과 '인재' 중시 경영이다. 이재용 회장이 사활을 걸고 직접 발로 뛰고 격려하며 고군분투 중이다.

◇빅테크 감축 바람에도…"양질의 일자리는 기업 의무"

11일 삼성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19개 관계사가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절차에 돌입했다. 채용 인원은 1만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은 국내 4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신입사원 공채 전형을 유지하고 있다. 1957년 국내 최초로 공채 제도를 도입한 이후 '쉼 없이' 우수 인재 선발 시스템을 가동해 온 것이다. 글로벌 인재채용 관점에선 인텔·테슬라·시스코 등 미국 빅테크들이 잇따라 감원에 착수한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삼성은 1993년 국내 최초로 대졸 여성 신입사원 공채 제도를 신설하고, 1995년에는 입사 자격요건에서 학력을 제외하는 등 관행적 차별을 철폐하며 기업의 '열린 채용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의 "기존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 시대와 동떨어진 인식을 과감히 고치자"는 주문에 따라 끊임없이 인사제도 혁신을 추진한 결과다.

◇인재등용에 국적 가리지 않는다…외국인 채용 제도 도입

삼성은 세계무대를 누빌 경쟁력이 인재와 기술에서 나온다는 경영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외국인 공채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인재를 구하는데 국경을 넘어 피부색을 가리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산업계에선 학력이나 성별, 국적 등과 무관하게 기술 인재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해 능력에 따라 핵심 인재로 중용하는 것이 '삼성 맨파워'의 핵심 동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8월 국내 근무를 희망하는 외국인 인재를 선발하는 '외국인 경력사원 채용 전형'을 도입한 이후 지난 2월과 이달까지 세 차례에 걸쳐 연구개발(R&D) 분야 외국인 인재들을 채용했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3곳이 R&D 분야 외국인 경력사원을 채용했고, 올해는 다른 계열사로 확대됐다.

이 가운데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메모리 사업부, 시스템LSI 사업부, 파운드리 사업부, 반도체 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 총괄, 제조&기술담당,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등에서 일할 반도체 인재를 영입했다. 채용된 외국인 직원은 국내 사업장에서 기존 임직원과 같은 업무를 맡는다.

아울러 삼성은 고졸 기술 인재 저변 확대와 국가 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지난 2006년 노동부와 '기능장려협약'을 체결하고 매년 전국기능경기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단순히 후원자 역할을 넘어 기능경기대회 출전자 중에서 우수자들을 꾸준히 채용해 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삼성전자와 삼성전기·삼성디스플레이 등에서 채용한 고졸 기술 인재는 1600명에 이른다.

◇"기술인재, 삼성의 경쟁력"…이재용 '인재 경영' 뚝심

그동안 이재용 회장은 공개석상에 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술인재는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라고 거듭 강조해 왔다. 이 회장은 올해 첫 경영 행보로 서울 서초사옥에서 '삼성 명장' 15명과 만날 정도로 기술인재를 손수 챙겼다.

이 회장은 기술명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기 위한 방안과 기술 인재 육성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미래는 기술 인재 확보와 육성에 달려 있다. 인재가 마음껏 도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기술 인재들의 대회장은 물론 일선 교육 현장을 직접 찾아가면서 각별한 관심을 쏟아왔다. 지난 2006년 상무로 재직 당시 일본의 한 기업 부품공장에서 일하는 숙련공 다수가 국제기능올림픽 수상자 출신인 현장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에 이 회장은 지난해 경북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를 찾아 "젊은 기술 인재가 제조업 경쟁력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 10월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에선 "젊은 인재들이 기술 혁명 시대의 챔피언이고 미래 기술 한국의 주역"이라며 "맨주먹이었던 대한민국이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젊은 기술 인재 덕분"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원동력은 기술 인재"…어려워도 '인재 확보'

삼성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기업인의 의무'라는 이 회장의 뜻에 따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채용 규모를 확대해 왔다. 이에 삼성전자의 경우 임직원 수가 2018년 10만3011명에서 올 6월 말엔 12만8169명으로 25% 가까이 늘어났다.

이미 삼성은 지난 2018년 발표한 '3년간 4만명 채용' 계획을 달성했고, 2022년에는 "앞으로 5년간 8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시기에도 꾸준히 채용 인원을 늘리며 '인재제일' 기조를 유지해 온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급변하는 산업지형에서 기술 인재를 영입하는 데 주저하지 않으며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게 삼성의 원동력"이라며 "삼성이 가진 상징성만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을 느끼며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