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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 빛난 SK·한화… 세계 첫 ‘불타지 않는 ESS’ 내놨다

협업 빛난 SK·한화… 세계 첫 ‘불타지 않는 ESS’ 내놨다

기사승인 2024. 09. 1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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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침냉각 ESS기술 공동 설명회 열어
냉각 플루이드 활용 화재 예방·소화
직접 냉각… 경제성·안정성 뛰어나
침체됐던 ESS 산업계 부활 기대감
한화와 SK가 세계 최초로 화재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선박용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내놨다. 특수용액으로 배터리 셀과 셀 사이를 채워 불에 타지 않게 한, 아직 세상에 없던 기술이다. 엄청난 에너지를 품고 있는 배터리는 불이 나면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기 전엔 진압이 어려워 사회적 난제가 돼 왔다.

당장은 '선박'용 ESS로 한정했지만 태양광·풍력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발전 연계형 ESS 부활을 가져올 거란 기대감도 나온다. 과거 잇따른 화재로 국내에선 ESS 보급이 끊기고 양수발전으로 대체한 바 있다. 또 최근 사회적 포비아를 불러온 전기차뿐 아니라, 화재 시 대규모 통신망 마비를 불러오는 데이터센터까지 그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라 각종 에너지 정책과 기업 전략에 큰 반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K엔무브는 10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액침냉각 ESS 기술 설명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양사가 개발한 액침냉각 ESS는 리튬이온배터리 모듈에 냉각 플루이드(Thermal Fluids, 절연액)를 채워 화재를 차단하는 기술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액침냉각 ESS 제작을, SK엔무브는 액침냉각용 절연액 공급을 맡았다.

냉각 플루이드는 액체와 기체의 중간 성질을 지닌 물질로, 모듈 내부에서 전기가 통하지 않게 하고 열을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

이날 발표에 나선 손승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에너지시스템센터장은 "국내 전력용 ESS 화재 현황을 분석하면 화재 원인의 95% 이상이 절연파괴(스파크)로 보인다"며 "이를 예방하고 불을 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액침냉각 기술은 셀과 셀 사이에 직접적으로 냉각 플루이드를 채워 먼지, 염분 등을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즉, 절연파괴 원인이 될 수 있는 외부 물질을 차단하는 셈이다. 또 기존에 ESS 온도를 낮추기 위해 활용했던 공랭식(바람), 수랭식(물) 방식 등 간접방식이 셀 간 온도 편차를 생기게 했다면, 액침냉각은 셀마다 동일한 온도로 냉각해 안정성을 높인다.

직접적인 냉각방식이라 수랭식에 필요한 배관 등 부가장치도 필요하지 않다. 자체적인 비용은 타 방식에 비해 많이 들 수 있으나, 고객 입장에선 부가적인 요소가 필요 없어 가격적인 면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란 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 설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체적으로 실험한 테스트로 해당 기술의 안정성을 증명했다. 이날 영상을 통해 공개된 테스트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원형으로 둘러싸인 총 6개 배터리 셀에 순차적으로 열을 가한다. 셀이 차례대로 한 개씩 폭발해도 가운데 있는 액침냉각 ESS가 화재 전이 없이 바로 불을 꺼버린다. 설령 불이 나도 큰 화재로 번지지 않게끔 막는 것이다.

손 센터장은 "이런 테스트를 하는 것 자체도 어렵다"며 "다른 제조사는 상상도 못할 엄청난 전류를 과충전해서 화재를 순차적으로 냈고, 그럼에도 중간에 있는 셀은 멀쩡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발을 시작으로 국내 에너지업계에 변화가 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ESS 시장은 2017년 첫 사고를 시작으로 2018~2020년 수많은 화재가 발생해 부활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번 기술 개발로 각 산업계에서 액침냉각 기술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서상혁 SK엔무브 e-Fluids B2B 사업실장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냉각 플루이드 기술을 소개했다. 윤활유 전문 기업 SK엔무브는 2022년 이 분야에 국내 최초로 진출해 화재에 취약한 데이터센터, 전기차부터 선박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 사용되는 냉각 플루이드를 개발 중이다.

서 실장은 "SK엔무브의 세계적인 고급기유 기술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첨가제를 활용해 화재 예방 성능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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