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과 차이점, 일상어로 말하고
진화하면서 고객에게 맞춘다” 핵심
기존 가전도 AI가전으로 업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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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의 현재 머릿속은 'AI(인공지능) 홈'으로 꽉 차 있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홈'과의 차이점을 고객들에게 어떻게 알리느냐가 가장 중요한 과제다. AI홈과 스마트홈.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기 쉽다. 이 중심에는 사람, 고객이 있다. 이용하는 사람이 기기를 인식하지 않고 평소 본인의 일상어 그대로 말하는 것이 핵심이다. 류재철 사장이 가장 여러 번 언급한 말도 '고객의 입장에서'이다. 류 사장에 따르면 AI홈은 우리가 기기에 정확한 명령어로 지시하는 게 아니라 자연어, 일상어가 중요하다. 친구, 가족에게 말하듯이 이야기하면,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AI홈이다.
5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의 공식 개막 전 기자들과 만난 류재철 사장은 이 단어를 설명하는데 가장 많은 공을 들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방의 온도가 너무 높아 에어컨을 켜고 온도를 낮추고 싶다면, 기존의 스마트홈에서는 '하이, LG. 에어컨 켜줘. 온도는 26도로 맞춰줘'라고 해야 합니다. 스마트홈이 '예'라고 할 수 있는 약속된 명령어 내에서 이야기해야 합니다. AI홈으로 넘어가면, '너무 더워'라고만 이야기해도 (씽큐 온에 탑재된) 인공지능 에이전트 퓨론이 '에어컨 가동이 필요하구나' 라고 스스로 상황을 인식한다는 겁니다."
즉, 맥락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퓨론은 이전의 고객이 더울 때 어느 정도의 온도로 집안 환경을 맞춰 왔는지, 현재 바깥 온도는 몇도 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스스로 판단한다. 류 사장에 따르면 단순히 원격제어 같은 면이 아니라, 진화를 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AI홈은 AI 기능이 없어도 와이파이가 연결되는 가전이라면 '씽큐 온'과 결합해 AI가전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씽큐 온은 생성형 AI를 적용한 AI홈의 핵심 허브다. 가전을 새로 살 필요 없이 씽큐 온에 연결되는 센서만 구입해 기존 가전으로 AI홈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여기서 고민거리가 하나 생긴다. 제조사라면 새 가전을 사게 해 매출을 일으키는 게 더 유리하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LG전자는 AI홈 구현을 위해 모션 및 조도 센서, 공기 질 센서, 온습도 센서, 도어센서 등 IoT 기기 8종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류 사장은 "당장은 우리가 새 제품을 하는 게 나을지 모르겠지만 길게 보면 LG라는 브랜드 신뢰, 결국에는 그게 더 나을 것 같다"면서 "노트북이 업그레이드 되는 것처럼, 가전기기도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는 게 상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 사장은 AI홈이 경쟁사와 차별화 되는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더 앞서간다' 이런 이야기보다는 우리가 고객 관점에서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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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IFA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보다 본격적으로 기술력을 키워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는 점이 드러났다. 류 사장이 보기에도 중국 업체들은 더 이상 가격으로만 경쟁하는 브랜드가 아니다. 어떤 면은 오히려 앞서가기도 한다. 향후 가전 업계의 경쟁 구도에 대해 류 사장은 "1등이고 싶다. 1등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쟁사가 뭘 하는지 바라보는 게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것, 필요로 하는 게 뭘까. 거기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도 말해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