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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천하람 “한국 민주주의 동북아 최고 수준…잘 활용해야”

[인터뷰] 천하람 “한국 민주주의 동북아 최고 수준…잘 활용해야”

기사승인 2024. 08.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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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정치 골목싸움 같아…개혁신당, 할말은 소신껏"
"野 탄핵안 남발, '양치기 소년' 될 수도"
"한동훈은 '체리피커'…본질적 사안엔 각 못세워"
"아카데미 통해 지방선거 인재 양성할 것"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16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있다./이병화 기자photolbh@
"부정부패에 찌든, 정치적 자유가 보장되지 않은 국가, 전쟁을 치르고 있는 국가의 청년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느꼈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제도적 측면에서는 동북아 최고 수준인데 왜 이것밖에 못 하고 있을까. 답답하다."

원내 의원 세 명 모두 80년대생인 젊은 정당, 개혁신당의 원내대표 천하람 의원을 만났다. 그는 최근 3주간 미국 국무부 초청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해 워싱턴 D.C 등을 방문했다. 세계 19개 국가의 젊은 정치 지도자들이 한 곳에 모여 각국의 정치적 상황 등을 논의하는 자리, '한국의 천하람'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천 원내대표는 13일 오후 아시아투데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여야가 치열한 평행선을 달리는 정국이지만 소신있는 젊은 정당으로서 합리적 정치를 추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여야는 각종 쟁점 법안을 둘러싼 '편가르기'로 국회를 진흙탕으로 만들며 국민 피로도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한 팀이 돼 입법 처리를 강행했고, 정부·여당은 이에 거부권으로 응수하는 무한 대치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야당인 개혁신당이 꾸준히 자신들만의 목소리를 내며 이목을 끌었다. 민주당 등 야6당이 발의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추진에 대해 "예방적 탄핵은 안 된다"고 반대했고, 사회적 합의 불충분 등을 이유로 노란봉투법과 전국민25만원지원법에 반대표를 던진 것 등이 그 예다.

천 원내대표는 "외국에서 두 발짝 떨어져 여의도를 보니, 마치 우리들끼리 골목싸움을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며 "방송4법, 노란봉투법 등 모두 마찬가지다. 각자 조금만 물러서서 논의한다면 생각보다 의견을 모을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야당이 반복적으로 탄핵카드를 꺼내드는 데 대해선 "국민 보시기에 탄핵을 우습게 만들고 있다는 게 걱정"이라며 "우리가 정말로 탄핵이 필요한 순간이 오면 '양치기 소년'이 돼버린다.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권을 향해 "권력을 가진 사람이 내려놓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이 감동을 받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권력을 조금 내려놓고 국민과 소통해야 하고, 의회에서도 다수의석을 쥐고 있는 범 야권이 일정 부분에 있어선 타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야당이라고 해서 무조건 윤석열 정부에 반대 메시지를 내야 하는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일이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여당은 설득과 대화의 대상이다. 문을 완전히 닫아놓지 않는 개혁신당의 존재는 범야권에서 굉장히 소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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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이병화 기자photolbh@
다음은 천하람 원내대표와 일문일답.

-최근 미국 출장을 길게 다녀오셨다.
"미국 국무부 초청으로 'IVLP'(International Visitor Leadership Program)라는 프로그램에 다녀왔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다녀오신 것으로 안다. 19개 국가의 젊은 정치 지도자들을 만났다.

그 중 아직 선거제도나 선거 관리 시스템이 투명하지 않은 국가, 우크라이나, 레바논 등 최근까지도 폭격이 일어나고 있는 국가 등 정치적, 사회적 발전이 많이 필요한 국가의 청년들을 만났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제도적 측면에서 동북아 최고 수준이다. 여야가 얼마든지 대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있다는 뜻이다. 좋은 환경에 있는 것에 비해 이것밖에 못하고 있어 아쉽고 답답하다."

-한국에 대한 반응은 어땠을지 궁금하다.
"젊은 정치인들이 당을 창당해 원내에 진입한 개혁신당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다이나믹하고 진취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미국 정치인들은 거대 양당제 체제에서 지역 기반이 아닌 세대 기반의 정당을 만드는 것은 엄두를 내기 어려운 일이라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

-향후 의정활동을 하는 데 있어 소중한 계기가 됐을 것 같다.
"국제 뉴스의 비중을 높여 국제 정세 흐름을 심도있게 파악하는 국회가 됐으면 좋겠다. 의회 차원의 외교는 정부의 공식 외교보다 좀 더 유연할 수 있다. 이번에 미국에서 만난 전세계 지도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활발히 소통하겠다."

-다가오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vs.해리스 구도가 전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현지 분위기를 전해달라.
"미국 민주당 후보가 카멀라 해리스로 바뀌면서 2030 세대의 유권자 등록률이 높아졌다. 이번 대선에서 '러스트벨트'가 중요한 승부처이기에 대선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민주당도 '미국 우선주의', '신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해리스의 지지율이 오르는 데 대해 안일하게 생각할 단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이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여파로 우원식 국회의장 비롯 야당이 정부 주최 경축식을 보이콧했다.
"3부 요인 우 의장까지 안 가게 되면 난장판된다.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김 관장을 경질해야 한다. 스스로를 '뉴라이트'가 아니라고 하지만, 뉴라이트라는 의심을 받는 것 만으로도 부적절한 인사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을 두고 당정 간 이견이 있었다.
"'체리피커',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에 딱 맞는 표현이다. 본질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각을 못 세우고, 자신에게 크게 타격이 없는 작은 현안에 대해선 눈치를 봐가며 대통령과 본인을 분리시키는 모습이다. 정작 약속했던 채상병특검법 대법원장추천안에 대해선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김 전 지사로 인해 대권 구도에 변화가 생기는 것을 걱정하는 게 아닐까. '이재명을 때려잡는 한동훈 이미지'가 무너지는 데 대한, 한동훈 독주 체제에 변화가 생기는 데 대한 두려움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원내 야당들 사이에선 '공동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비교섭단체의 구성 요건을 완화하는 데는 대찬성이다. 한국 국회처럼 엄격한 요건을 가진 국회가 거의 없다. 소수 정당의 활동을 어렵게 한다. 유신의 잔재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공동교섭단체를 꾸리는 것은 여의도 문법이다. 신중한 검토 대상이다. 개혁신당은 조국혁신당 등과 지향점과 정치적 스탠스가 다르다. 여의도 내에서 활동을 잘 하기 위해 공동교섭단체를 꾸린다면 개혁신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이를 납득할 수 있을까."

-개혁신당이 '차세대 리더 양성 프로그램' 1기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는데.
"개혁적인 성향의 정당을 표방하고 있다. 이를 이어나가려면 계속해서 신선하고 개혁적인 목소리를 낼 인물을 발굴해야 한다. 아카데미 형식으로 그분들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데 초점을 둘 생각이다. 이들이 다음 지방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제니 기자(jennsis@naver.com)
최유진 인턴기자(choiyu12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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