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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대출 4개월 쉬쉬… ‘임종룡 책임론’ 급부상

부정대출 4개월 쉬쉬… ‘임종룡 책임론’ 급부상

기사승인 2024. 08. 1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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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억 횡령에 이어 350억 부정대출
당국 보고않고 본부장 징계로 끝내
내부통제 강화는커녕 허점만 노출
임종룡도 "경영진 피할수없는 책임"
우리금융지주 내 금융사고가 또다시 적발됐다. 지난 4년 동안 우리은행에서 전임 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을 대상으로하는 616억원의 대출이 발생했으며, 이 중 350억원이 부정대출이란 금융감독원의 조사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취임 후 임종룡 회장이 강조했던 '빈틈없는 내부통제시스템 구축'은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작년 3월 취임 이후 현재까지 횡령과 사기, 부정대출 등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에서 발생한 금융사고가 10건에 달한다.

이에 임종룡 회장 등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자체 검사를 통해 부정 대출을 발견했음에도 4개월 넘게 감독당국에 보고하지 않으면서 이번 사태를 은폐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또한 책임이 경영진까지 확산될 것을 우려, 자체적으로 본부장 선에서 징계를 마무리해 '꼬리자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논란까지 더해졌다.

12일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 전임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총 616억원 규모의 대출을 취급했으며, 이 중 350억원은 부정하게 이뤄졌다.

우리은행은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3년 9개월 동안 전임 회장의 친인척이 관련된 11개 차주를 대상으로 23차례에 걸쳐 454억원의 대출을 시행했다. 11개 차주는 해당 친인척이 전·현직 대표로 있거나 대주주로 등재된 법인 및 개인사업자다. 또 다른 9개 차주를 대상으로 이뤄진 162억원의 대출은 원리금 대납 사실 등을 고려할 때, 전임 회장 친인척이 대출금의 실제 사용자로 의심돼 친인척 대출 규모에 포함됐다.

이중에는 대출심사 통상의 기준 및 절차를 따르지 않고 부적정하게 취급된 대출은 350억원으로 파악됐다. 전체 대출 중 269억원은 부실이 발생했거나 연체 중이다.

금감원은 전임 회장이 대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다. 전임 회장이 지주 및 은행에 지배력을 행사하기 전 친인척 관련 대출이 4억5000만원에 불과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임종룡 회장이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이번 대출은 임 회장이 취임한 후 이뤄진 건들도 적지 않게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은폐·꼬리자르기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1~3월 1차 자체 검사를 실시했으며, 부정 대출과 관련해 부실 발생에 책임이 있는 임직원들은 면직 등의 제재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이후 감독당국 신고 등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금감원이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시점이 돼서야 부적정 대출 취급 관련인들을 사문서 위조 및 배임 등의 혐의로 수사당국에 고발했다.

잦은 금융사고 발생으로 비판이 존재하자 수백억원대의 부정대출을 확인했음에도, 경영진으로 책임확산을 막기 위해 본부장 선에서 징계를 마무리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편 임종룡 회장은 이날 열린 긴급임원회의에서 "부당한 지시,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 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들의 처신, 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시스템 등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며 "이는 전적으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저를 포함한 여기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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