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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2024] 16년만 男태권도 金 박태준 “역사 쓰고 싶었다”

[파리 2024] 16년만 男태권도 金 박태준 “역사 쓰고 싶었다”

기사승인 2024. 08. 0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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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태권도 16년 만에 금메달, 58㎏급 최초
도쿄 올림픽 노골드 만회, 종주국 자존심 세워
OLYMPICS-2024-TAEKWONDO/ <YONHAP NO-4757> (REUTERS)
박태준(20)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후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 로이터 연합
박태준(20·경희대)이 8년만에 한국 태권도 금맥을 이었다.

박태준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에서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에 기권승을 거두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남자 선수로는 2008 베이징 대회 손태진(68㎏급)·차동민(80㎏ 초과급) 이후 16년 만에 금메달을 따냈다. 58㎏급에서는 한국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 체급에서는 2012 런던 대회 당시 이대훈이 은메달을 딴 바 있다.

앞서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를 2-0으로 완파한 박태준은 결승에서는 상대 선수의 부상으로 다소 어수선한 경기를 치렀다. 마고메도프는 1라운드 종료 1분 7초를 남기고 정강이 부위 통증을 호소하며 수차례 경기 중단을 요청했고 힘겹게 일어나 2라운드에 돌입했지만 1-13까지 점수 차가 벌어진 라운드 중반 결국 경기를 포기했다.

박태준은 대한민국 선수단에 이번 대회 12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2020 도쿄 대회(2021년 개최)에서 사상 최초 '노골드'에 그쳤던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도 살렸다.

박태준은 약관의 나이에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직후 공중제비를 돌며 기쁨을 표현했다. 경기 후 "내가 지금까지, 20년을 이 순간을 위해 살아오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내 선수 생활이 담긴 금메달"이라며 "꿈만 같다는 말이 이럴 때 하는 말인 것 같다"고 감격스러워했다.

OLYMPICS-2024-TAEKWONDO/ <YONHAP NO-4765> (REUTERS)
박태준(20)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후 포효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OLYMPICS-2024-TAEKWONDO/ <YONHAP NO-4585> (REUTERS)
박태준(20)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에서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에게 공격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박태준은 2012 런던 대회 은메달리스트이자 한성고 출신의 이대훈 대전시청 코치를 존경해 한성고에 입학했다. 재학 중이던 2022년 국가대표로 처음 선발됐다. 그해 10월 월드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우승하며 국제 무대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54㎏급)에서도 정상에 오르는 등 2년간 매섭게 성장하며 한국 태권도 신성으로 떠올랐다. 지난 2월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는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세계랭킹 3위 장준(한국가스공사)를 제치고 파리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박태준은 "이제 한성고에 올림픽 금메달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고 만족해했다.

박태준은 훈훈한 스포츠 정신도 보여줬다. 마고메도프는 박태준과 결승전에서 1라운드 1분 7초를 남겨두고 발차기를 시도했다가 서로 다리가 엉키면서 쓰러졌다. 엄청난 고통을 호소했고 결국 경기를 끝마치지 못했다.

OLYMPICS-2024-TAEKWONDO/ <YONHAP NO-4730> (REUTERS)
박태준(20)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에서 승리한 후 기뻐하며 공중제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로이터 연합
박태준은 메달 세리머니에서 상대 마고메도프와 언제 치열하게 싸웠냐는 듯 환하게 웃으며 포옹했다. 어깨동무를 해 상대를 부축하며 행사장를 퇴장했다.

박태준은 "심판이 '갈려' 선언하기 전까지 공격하는 게 정해진 규칙"이라며"상대가 포기하기 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배웠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또 "원래 국제 대회에서 자주 보던 선수다. 미안하다고 했는데, 그 선수도 격투기라면 당연히 부딪힐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 격려하고 부축해줬다"고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결승에 앞서 음악을 들으며 그랑팔레 계단을 이동하는 박태준의 모습이 포착됐다. 박태준은 경기 후 가수 데이식스의 히트곡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를 들었다며 "오늘 (역사의) 한 페이지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서 들었다"고 웃어보였다.

박태준
박태준(20)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시상식에서 부상을 입은 마고메도프를 어깨 동무해 부축하며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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