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2년 만에 또 횡령 사고
은행권 내부통제 부실 맹폭 예고
가계빚·밸류업·티메프사태도 쟁점
최근 김병환 금융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나온 가계부채 리스크와 기업 밸류업을 통한 자본시장 활성화, 또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도 이번 국정감사에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장 핵심 어젠다는 금융권 '횡령사고'가 될 전망이다.
6월 드러난 우리은행 김해금융센터 직원의 180억원 횡령사고에 더해 100억원대 농협은행 부당대출 관련 배임 등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700억원대 임직원 횡령사고가 발생한 뒤 2년 만에 또다시 대규모 횡령사고가 불거진 만큼, 이에 대한 책임 규명이 국감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고는 임직원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에 더해 내부통제 시스템 부실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이를 밀도 있게 들여다볼 것으로 관측된다.
6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22대 국회 첫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의 주요 어젠다는 △금융권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부실 △티메프 사태 등 온라인 플랫폼산업 문제 △가계부채 관리 및 금융소비자 보호 △기업 밸류업 통한 자본시장 활성화 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들 의제 중에선 횡령 등 금융사고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우리은행에서 180억원대 임직원 횡령사고가 발생했는데, 700억원대 횡령사고가 드러난 지 2년 만에 대형 금융사고가 재발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700억원 횡령사고 이후 강도 높은 내부통제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강조해 왔다. 이번 국감에서 잇따른 횡령사고를 막지 못한 원인에 대해 따져 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무위 여당 간사인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계속되는 횡령사고에서 나타나는 금융권 종사자의 모럴해저드와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부실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또 "금융업권의 횡령 등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금융사 CEO뿐만 아니라 금융지주사 회장까지도 관리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보다 강력한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사고가 발생한 은행 CEO뿐만 아니라 금융지주 회장도 책임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야당 간사인 강준현 의원도 "횡령사고는 개인의 일탈로만 보기엔 미흡한 면이 있다"면서 "은행들의 내부통제를 강화해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치권에서도 종용해야 하고, 이번 국정감사에서 많이 다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금융소비자와 판매자들의 피해가 양산되고 있는 티메프 사태도 주요 어젠다가 될 수 있다. 이커머스 산업 자체보다는 정산금을 유용하는 변칙적인 사업 운영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대규모 투자 손실을 낸 홍콩 H지수 연계 ELS(주가연계증권) 등 금융투자상품을 은행에서 판매하는 문제나 금융취약계층 보호 문제 등도 이번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다룰 어젠다이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ELS 불완전판매와 우리은행 180억원 횡령사고도 은행권의 내부통제 미비가 원인"이라며 "금융감독원의 감독 부실문제도 짚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업 밸류업을 도입해 추진하고 있는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금융투자세 폐지 등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