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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그놈 목소리’에 5개월새 454억원 낚였다

달콤한 ‘그놈 목소리’에 5개월새 454억원 낚였다

기사승인 2024. 08. 0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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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묘해지는 '로맨스 스캠' 범죄
보이스피싱 모방 시나리오로 돈 갈취
게티이미지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이성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내는 '로맨스 스캠' 범죄의 시나리오가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그간 한국계 혼혈 가족 또는 한국계 미군 여성을 사칭한 범죄 시나리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가세로 더욱 교묘해져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5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통계 집계를 시작한 '로맨스 스캠' 범죄는 지난 6월까지 5개월간 총 628건 발생했다. 이 기간 피해 규모는 총 454억원으로 파악됐다. 국수본에 보고된 로맨스 스캠 범죄는 과거와 달리 체계적이고 정교한 시나리오로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 초기엔 주로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범죄 조직이 한국계 혼혈 가족 등으로 둔갑한 뒤 병원 치료비가 부족하다는 식의 수법으로 금품을 갈취했지만, 최근엔 캄보디아 등지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피싱 수법을 모방한 로맨스 스캠 범죄가 경찰에 포착됐다.

실제로 경찰은 2022년 11월부터 1년간 의사·기업가, 시리아에 파견된 미군을 사칭해 출장 도중 사고가 났다거나 밀린 임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거짓말로 30명의 피해자로부터 총 19억원을 가로챈 나이지리아 국적 해외총책 A씨(39) 등 13명을 검거했다.

이처럼 피해자와 호감을 쌓은 후 금품을 갈취하는 진화된 '로맨스 스캠'은 최근 들어 환전하는 데 필요한 돈을 입금해주면 환전액 가운데 일부 금액을 주겠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이들은 이성에게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든 후 심리적으로 지배해 금품을 갈취하는 그루밍 수법으로 피해자들의 심리 상태를 철저히 이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피해자는 금품을 갈취당하는 피해를 입었음에도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피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국수본 관계자는 "요즘 로맨스 스캠은 피싱과 똑같다고 보면 된다"며 "피싱 범죄 특징인 조직체계·대포 물품 등 모두 로맨스 스캠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이며, 의심되는 연락이나 호의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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