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美침체 확률 15→25%"
Fed 9월금리 0.5% ↓ '빅컷' 가능성
한은, 보폭 맞출 땐 실물경제 자극
국내 수출기업 직접적 타격 등 우려
정부 "국내외 변동성 24시 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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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로 돌파할까…갈길 바빠진 연준·한은
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예정에 없던 콘퍼런스콜을 열고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점검 및 향후 대응방안'을 발표하며 금융시장 점검에 나섰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가 동반 폭락하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이른바 한국 경제의 'F4(Finance4)'가 모여 'R의 공포' 불길 차단에 나선 것이다.
기재부는 이날 회의에서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하기로 하는 동시에 필요시 상황별 대응 계획에 따라 관계기관이 공조해 대응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중동 지정학적 불안 재확산 등 불확실성도 여전한 만큼, 높은 경계심을 갖고 있다"면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외환·채권시장 선진화, 공급망 확충 등 대외안전판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제조업·고용 지표의 부진으로 시작된 미국의 경기 침체의 물결이 글로벌 경제에 '쓰나미급' 파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이 내년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을 종전 15%에서 25%로 높였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오는 9월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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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빚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15조7383억원으로 한 달 사이 7조1660억원 늘어났다. 이는 집값이 폭등하던 2021년 4월(9조2266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위기 먹구름 몰려오는데…'가계부채+집값' 어떻게 잡나
이에 정부가 이달 중으로 내놓을 부동산 종합 대책이 'R의 공포'에서 벗어날 첫 관문으로 꼽힌다. 정부 대책은 집값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수요를 촉진하는 방안이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집값 상승세와 함께 가계부채 증가세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 기준금리 인하를 준비 중인 한국은행의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어지게 된다.
경기 침체 우려가 금융시장보다 우리 경제의 견인차인 수출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의 경제 위축이 한국 수출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동 정세 불안도 수출전선에 먹구름을 몰고 오고 있다. 최근 이란의 보복 공격과 이스라엘의 맞불 대응 예고에 중동이 일촉즉발 위기다. 향후 국제유가 상승과 운송로 봉쇄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이어질 경우 수출 위주의 우리 경제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일부 지표를 경기 침체 우려로 과도하게 해석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했고,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도 "미국 경제지표 둔화는 시장에서 이미 예상됐던 것"이라며 "당분간 시장 변동성은 확대되겠으나, 여전히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