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물놀이 사망자 122명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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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한낮 최고기온이 35도에 육박하는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명 해수욕장이나 계곡에 피서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더위를 피하려고 각종 물놀이를 즐기다 예기치 않은 사고로 목숨을 잃는 등 여름 휴가철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9일 부산 해운대구에 따르면 지난 27~28일 양일간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은 37만8000여명에 달한다. 휴대전화 신호를 활용한 빅데이터 방식으로 집계되는 방문객 수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수다.
무더위를 피해 휴양지에 피서객들이 몰리면서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소방당국과 해양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낮 12시 44분분께 강원도 인제의 내린천에서 래프팅 보트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보트에 타고 있던 60대 남성 A씨가 물에 빠져 1시간여 만에 심정지 상태로 119구급대원에 의해 발견됐다. 지난 27일엔 오전 7시 50분께 부산 해운대 엘시티 인근 방파제 앞 바다에서 수영하며 물놀이를 즐기던 70대 여성 B씨가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B씨는 소방수상구조대와 해경에 의해 구조된 이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피서를 떠났다가 사고를 당하는 일이 해마다 일어나고 있다. 행전안전부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여름철(6~8월) 물놀이 사망자는 총 122명에 이른다. 특히 물놀이 익수사고에 따른 119구조건수는 해마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362건, 2021년 687건, 2022년 776건, 2023년 928건 등으로 집계됐다.
한국소비자연구원은 지난 2019~2023년 물놀이 안전사고를 유형별로 분석했다. 그 결과, 소비자위해감지시스템(CISS)에 접수된 물놀이 용품 안전사고 총 290건 중 물리적 충격에 의한 사고(189건·65.17%)가 가장 많았다. 이어 수상스키 등을 타다가 미끄러지거나 추락하는 사고가 51건(18%), 예리함·마감처리 불량으로 발생하는 사고가 17건(6%), 눌림·끼임 사고가 14건(4.9%) 등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물놀이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해 항상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용민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계곡은 폭이 좁고 물살이 빠른 편이기 때문에 물이 얕아 보여도 수심이 급격히 깊어지는 불규칙한 지형이 많다"며 "바다도 급류에 휩쓸리기 쉬워 튜브 보다는 구명조끼 착용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어 "평소 수영 실력을 믿고 보호 장구를 착용하지 않거나 음주 후 수영은 절대 금물"이라며 "다이빙 등 위험한 행동은 자제하고 항상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