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 에펠탑 화려한 레이저쇼, 거대 열기구 성화 점화
희귀병 셀린 디온, 1년여만에 복귀 무대 '사랑의 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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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은 사상 최초로 '강 위'에서 시작해 선수단 입장과 축하 공연, 에펠탑 레이저쇼, 열기구 성화 점화식으로 마무리됐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3시간 넘게 진행된 행사를 센 강 주변에 모인 30만 명이 함께 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노트르담 대성당과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을 비롯한 다양한 파리의 명소가 틈틈이 공연의 배경으로 등장했다. 풍부한 문화·예술 유산을 자랑하려는 프랑스인들의 마음이 엿보이는 순간들이었다.
축하 공연으로는 뤼미에르 형제가 만든 최초의 영화 '열차의 도착'과 현대 애니메이션 '미니언즈', 프랑스의 작가 가스통 르루가 쓴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물랭루주 공연으로 유명한 '프렌치 캉캉', 유로 댄스 등이 펼쳐졌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의 연주도 이어졌다.
개최국 프랑스의 국가는 프랑스 성악가 악셀 생 시렐이 그랑팔레 지붕 위에서 열창했다. 세계적인 팝스타 레이디 가가도 등장해 2020년 세상을 떠난 프랑스 가수 지지 장메르의 곡 '깃털로 만든 내 것'을 불렀다.
드비이 육교 위에서는 프랑스 디자이너의 작품을 보여주는 패션쇼가 벌어졌다. 패션의 나라다웠다. 이번 대회 메달 케이스는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이 만들었으며, 개회식 의상 상당수는 디올에서 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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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 당일 성화 봉송에는 프랑스를 상징하는 축구 스타 지네딘 지단이 등장했다. 마지막 성화 주자일 것 같던 지단은 성화를 스페인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에게 넘겼다. 나달은 성화를 강 위로 옮겨 보트를 탔고 배 위에서는 미국 테니스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와 육상 전설 칼 루이스 등이 등장했다. 개최국이 자국 선수가 아닌 여러 국가의 전설을 등장시킨 또 하나의 파격이었다. 최종 주자만큼은 프랑스 전설들이 맡았다. 육상 여제 마리-호세 페렉과 유도 황제 테디 리네르가 거대한 열기구에 불을 붙이자 기구는 떠올라 파리 시내를 밝혔다.
마지막으론 세계 3대 디바로 불리는 셀린 디온이 등장해 전율을 안겼다. 프랑스어를 주로 쓰는 캐나다 퀘벡주 출신인 디온은 사랑의 찬가로 파리 올림픽 의미를 전 세계에 전했다. 지난 2022년 12월 '강직인간증후군(SPS)'이라는 희귀병을 진단 받은 뒤 활동에 어려움을 겪은 디온은 올림픽을 통해 약 1년 7개월 만의 복귀했다. 어느 때보다 화려하고 파격적이었던 개막식이 격한 감정이 묻어나오는 디온의 목소리와 함께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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