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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24시] 벼랑 끝에선 사람들, 마음 돌린 ‘서초서 네고시에이터’

[경찰청 24시] 벼랑 끝에선 사람들, 마음 돌린 ‘서초서 네고시에이터’

기사승인 2024. 07. 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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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서, 자살 기도자 특화 위기협상 주목
지난 16일 아파트 옥상서 청소년 구조해
서울 서초경찰서
서울 서초경찰서. /반영윤 기자
경찰청 24시
경찰 위기협상 전문요원은 평상시 일반 업무를 수행하다 위기협상이 필요할 때 범인을 설득하는 협상가로 변신한다. 주로 범인이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에 투입돼 무력보다 대화를 통한 협상을 시도,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전국 경찰관서 가운데 서울 서초경찰서는 위기협상 전문요원들의 역할에 하나의 임무를 추가했다. 바로 자살 기도자에 대한 특화된 위기협상이다. 서초서는 지난달부터 자살 기도자 관련 신고가 접수되면 지정된 위기협상 전문요원을 즉시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실제로 서초서 위기협상 전문요원들은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24층 옥상에서 투신하려던 10대 청소년 A군을 대화 끝에 구조했다.

서초서는 "(A군이) 강남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릴 것이라고 한다"는 신고를 접수받고, A군의 휴대전화 신호가 잡히는 지역 일대 아파트 15개 동을 수색한 끝에 옥상 난간에서 그를 발견했다.

평소 지구대 또는 파출소, 형사팀 등이 자살 기도자를 상대했다면 이날은 위기협상 전문요원 2명이 투입돼 A군을 설득했다. 서초서는 A군이 전문요원과 대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순찰차, 소방차의 경광등을 끄고, 전문요원 외에 모든 경력을 A군 시야에서 벗어나도록 했다.

"OO아, 누나 봐야지. 누나 여기 있어", "OO아, 고마워" 등 2시간에 걸친 전문요원의 설득 끝에 굳게 잠겼던 A군의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고, "스스로 넘어가겠다"는 말과 함께 난간 안쪽으로 다가온 A군을 구조하는데 성공했다.

서초서가 위기협상 전문요원을 자살 기도자 관련 현장에 투입하게 된 배경에는 3개월 전 자살 기도자를 구하지 못한 '쓰라린 아픔' 있다. 지난 4월 15일 서초구 한 아파트에서 자살 기도자 신고를 받고 B씨를 구조하기 위해 총력을 다했지만, 에어매트가 다 설치되기도 전에 B씨의 안타까운 선택으로 끝내 그를 구하지 못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서초서는 자살 기도자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을 살펴봤고, 벼랑 끝에 몰린 이들을 살리기 위해선 특화된 대화 기법을 바탕으로 한 설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관련 현장에 출동하는 형사팀과 여성청소년수사팀에 총 11명의 위기협상 전문요원을 지정하고, 자살 기도자를 설득하는 특화된 대화 기법 교육을 병행했다.

서초서 관계자는 "한 생명을 구한 이번 사례를 중심으로 위기협상 전문요원 리마인딩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관내 자살 기도자 관련 신고에 신속히 대응해 많은 이들을 구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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