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병 어머니 편지 공개…"수료생 251명 중 우리 아들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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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서울 용산역 광장엔 강원 인제군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 입대한 지 9일만에 얼차려를 받다가 쓰러져 숨진 고(故) 박 모 훈련병을 애도하는 분향소가 운영됐다. 시민들은 이날 길을 멈춰 분향단에 흰 국화 한 송이를 올리는 등 젊은 청춘의 죽음을 애도했다. 추모 공간 한쪽에 설치된 화이트보드에는 시민들의 애통한 마음을 전하는 쪽지들이 빼곡히 붙었다.
서울 구로구에서 온 대학생 이희조씨(23)는 "박 훈련병의 사망 소식을 접했을 때 화가 많이 났다"며 "입대를 앞둔 상황에서 나 또한 이런 사건의 피해자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숨진 박 훈련병의 부모 마음이 어떨지 공감이 많이 돼 추모를 직접 하고 싶어 오게됐다"고 말했다.
동대문구에서 온 김모씨(33)는 "박 훈련병 소식을 접했을 때 10년 전 군 생활이 떠올라 공감은 물론, 안타까운 마음에 꼭 와야겠다 싶었다"며 "10년 전에도 부대 안에서 부조리한 일들을 겪는 걸 많이 봤었는데, 그때마다 대충 넘어가서 지금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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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 어머니는 편지에서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하게 훈련시켜 수료식 날 보여주겠다던 대대장의 말을 기억한다. 우리 아들의 안전은 지켜주지 못했는데 어떻게, 무엇으로 책임질 것인가"라며 "망나니 같은 부하가 명령 불복종으로 훈련병을 죽였다고 할 것인가. 아니면 아들 장례식에 와서 말했듯 '나는 그날(5월 23일, 아들이 쓰러진 날) 부대에 없었다'고 핑계를 댈 것인가. 아니면 '옷을 벗을 것 같다'던 말이 책임의 전부인 것인가"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