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기준 전국 14개 단지 두 자릿수 경쟁률…역세권 12곳
같은 시공사·비슷한 분양가에도…역세권 여부따라 인기차
서울·성남 등 역세권서 분양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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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청약시장에서 전통적인 '스테디셀러'로 평가받는 역세권 단지의 인기가 공고해지고 있다. 서울은 물론 서울 주변 수도권 지역으로까지 인구 과밀화 현상이 이어지면서 대중교통 혼잡도·교통 체증이 심화하고 있는 데 대한 반사효과로 해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인구 과밀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정부가 매년 12월 집계하는 수도권 인구 비중은 지난해 기준 50.7%로, 2018년부터 7년 연속 커지고 있다. 이에 출퇴근 직장인 등 급증하는 인구 이동량에 따른 교통 혼잡·과밀 문제가 뒤따르는 모양새다.
이렇다 보니 비교적 교통 편의성이 높은 역세권 분양 아파트에 청약 수요가 쏠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전국에서 일반분양된 121개 단지 중 14곳이 두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2곳이 역세권 단지였다.
같은 시공사가 비슷한 가격에 공급한 단지들 사이에서도 역세권 여부에 따라 선호도 차이가 뚜렷했다. 비역세권 단지인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는 지난달 28일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1518명의 신청자를 받은 반면, 지하철 2호선 강변역이 도보권에 있는 광진구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는 지난 11일 1순위 청약에서 2만2000개가 넘는 청약통장을 쓸어 담았다.
이들 단지 전용면적 84㎡형 분양가(최고 기준)는 각각 12억2220만원, 12억7480만이었다. 가격 차는 약 5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청약 신청자 수는 약 14배 이상 벌어졌다.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는 가장 가까운 지하철 3호선 홍제역이 약 1.6㎞ 떨어져 있는 반면,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는 강변역이 불과 400여m 거리에 있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강변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역세권 입지를 갖춘 새 아파트가 희귀하다 보니 많은 청약자들이 몰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편리한 교통 여건을 기반으로 각종 생활 인프라 개발 가능성이 높고 환금성이 양호하다는 점도 역세권 단지의 장점으로 꼽힌다.
이달 분양 예정인 서울·수도권 역세권 단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우건설은 서울지하철 1·6호선 석계역 인근에서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아파트를 선보인다. GS건설도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 아파트를 공급한다. 대우건설·GS건설·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 역시 경기 성남시 8호선 산성역 근처에 지어지는 '산성역 헤리스톤'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고분양가·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청약시장 분위기가 침체한 상황이지만, 역세권 새 아파트는 불황과 무관하게 많은 청약자들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