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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격 친러 슬로바키아 총리, 생명 지장 없어...미러우크라 정상 한목소리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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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05. 16. 03:04

친러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피격 위중 상태 벗어나
네번째 임기 피초, 친러·법치 훼손 우려 시위
"정치적 동기 암살 시도"
바이든·푸틴·오르반·젤렌스키·폰데어라이엔 등 한목소리 폭력 규탄
Slovakia Fico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2016년 8월 2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로베르트 피코 슬로바키아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AP·연합뉴스
친러시아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59)가 15일(현지시간) 총 5발을 맞고 위중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슬로바키아 정부에 따르면 피초 총리는 이날 수도 브라티슬라바 북동쪽으로 150km 떨어진 핸들로바 지역에서 피격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 친러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피격 위중

피초 총리의 페이스북 계정의 게시물은 그가 여러 발의 총상을 입은 후 생명이 위중한 상태로 앞으로 몇시간이 그의 상태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수시간 후 토마스 타라바 부총리는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피초 총리의 상태가 더 이상 생명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이번 사건을 피초 총리를 노린 암살 기도라고 규정했다. 암살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피초 총리는 정부 회의가 열렸던 '문화의 집' 밖에서 지지자들을 만나는 중 복부 등에 3∼4발의 총을 맞았으며 즉시 이송됐다고 현지 매체들이 알렸다. 현지 TA3방송은 네발의 총격이 있었고, 피초 총리가 복부에 맞았다고 전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를 현장 동영상을 분석해 피초 총리가 다섯발의 총상을 입었다고 알렸다.

이후 그는 긴급 치료를 위해 헬기로 한들로바 지역 수도인 반스카 비스타리카로 이송됐는데, 이는 그의 상태가 너무 심각해 블라티슬라바로 이송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현대 매체는 용의자는 71세 남성으로 전직 쇼핑몰 경비원이었으며 그의 아들은 그가 합법적인 총기 면허 소지자였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범행 동기는 즉각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용의자의 아들은 "아버지가 무엇을 의도했고, 계획했으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이후 마투스 수타이 에스토크 내무장관은 취재진을 만나 "이 암살 시도는 정치적 동기가 있고 용의자는 지난달 선거(대통령 선거) 직후 범행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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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핸들로바에서 총격을 받은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경호원들에 의해 차량으로 옮겨지고 있는 모습으로 동영상을 캡쳐한 것./AFP·영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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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대원들이 15일(현지시간) 총격으로 중상을 입은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를 슬로바키아 중부 반스카 비스트리카 지역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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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요원들이 15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핸들로바에서 로베르트 피초 총리를 피격한 용의자를 체포하고 있는 모습으로 동영상을 캡처한 것./AFP·연합뉴스
◇ 피초 네번째 총리 임기 시작...우크라 전쟁서 친러 입장, 법치 우려 유발 거리 시위 촉발

피초 총리는 2006∼2010년 첫번째 임기에 이어 2012∼2018년 연속 집권하는 등 모두 세 차례 총리를 지냈다. 그는 2018년 고위층 부패를 폭로하던 언론인 얀 쿠치악 살해 사건으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로 총리에서 물러났으며, 이 시위는 슬로바키아 사회의 분열을 더욱 심화시켰고, 이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네번째 총리로 복귀한 피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친러시아 입장을 취하고, 형법과 언론 개혁을 추진하면서 법치 훼손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켜 거리 시위를 촉발했다는 일각의 비판을 받아왔다고 로이터는 알렸다.

그는 친러 '독재자'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존경하며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에 점점 더 비판적으로 돼 왔으며 향후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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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오른쪽)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2월 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AP·연합뉴스
◇ 바이든·푸틴·오르반·젤렌스키·폰데어라이엔 등 한목소리, 폭력 행위 규탄

오르반 총리는 "나의 친구인 피초 총리에 대한 극악무도한 공격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했고,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일으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실권이 없는 주자나 카푸토바 슬로바키아 대통령에게 보낸 전보에서 이번 총격 사건을 '괴물 같은' 범죄라면서 "나는 피코를 용감하고 강한 사람으로 알고 있다. 그의 자질이 이 어려운 상황에서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리는 이웃 파트너 국가의 정부 수반에 대한 이러한 폭력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어떤 국가·형태·영역에서든 폭력이 일상화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슬로바키아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제안하면서 "우리는 이 끔찍한 폭력 행위를 규탄한다"고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러한 폭력 행위는 우리 사회에서 설 자리가 없으며 우리의 가장 소중한 공동선인 민주주의를 훼손한다"고 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그러한 폭력이나 공격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적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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