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탓공방 속 끔찍한 한달 보내는 與
분위기 쇄신 후 도약 발판 마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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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지도부, 새 얼굴 찾는 與
1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추 원내대표가 이끌 원내지도부는 오는 12일, '황우여 비대위'의 인선은 13일 오전 발표를 앞두고 있다.
황우여 비대위는 13일 윤석열 대통령과 만찬을 앞두고 있는데 그 전에 인선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은 7~8명으로 수도권에 출마했던 40대 후보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또 초선, 재선, 중진 등 선수와 지역 안배를 고려해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윤재옥 원내대표도 황 위원장에게 여러 비대위원 후보군을 추천했다고 한다. 사무총장으로 내정된 배준영 의원, 추경호 원내대표도 비대위에 자동 참여한다.
추경호 원내지도부는 원내수석부대표, 원내대변인, 원내부대표단 등에 초·재선 의원이 두루 배치될 전망이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12일 오전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전임 윤재옥 원내지도부에서 활동했던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의 뒤를 누가 이을지 관심이 쏠리는데, 이 자리에는 강원도 재선 박정하 의원 등이 거론된다.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과 직접 상대하는 '카운터파트'이자 원내대표와 긴밀한 소통이 필요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에 제동을 걸 묘안도 종종 필요하다.
원내부대표단에는 전문성을 갖춘 비례 당선인과 김재섭·김용태 등 젊은 당선인이 포함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정책위의장은 3선 당선인 가운데 나올 전망이다. 원내지도부 완성 후 국민의힘도 당선인 워크숍 준비에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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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비대위·원내지도부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당내 분위기는 여전히 뒤숭숭하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후 이어진 '네탓 공방'과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 간의 갈등이 외부로 노출되는 등 구심점을 잃어버린 지리멸렬한 행태도 계속되고 있어서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한동훈 때리기'가 대표적이다. 홍 시장은 지난달 11일 한 전 위원장 사퇴 후부터 이날까지 강도 높은 비판글을 연일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다. 그는 이날도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한동훈은 용서하기 어렵다", "한동훈이 문재인 지시로 우리를 궤멸시킨 국정농단 사건의 참상을 나는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고 페이스북에 남겼다.
앞선 글에서는 한 전 위원장을 '문재인의 사냥개', '폐세자', '배신한 사람' '깜도 안 되는 정치 아이돌' 등 원색적 비난까지 쏟아냈다. 한 전 위원장은 홍 시장의 배신 운운에 지난달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 뿐이다.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고 남겼다.
이번 총선에서 낙천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홍 시장의 한동훈 저격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김 전 행정관이 홍 시장을 겨냥해 "지금 집안이 흉흉한데 당의 분열을 획책하고 갈라치는 것이 당의 원로로서 하실 말씀이냐"고 공개 비판한 것이다.
김 전 행정관은 "아무도 제지를 못하니 저라도 답답한 마음에 말씀드린다"며 "정치 지형에서 보수의 파이보다 진보의 파이가 어쩌다 더 커졌는지, 어떻게 다시 2030 지지를 국민의힘이 가져올 수 있을지 그 해법을 말씀해 주시는 게 당을 30년간 꿋꿋하게 지켜온 어르신께서 해주실 역할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년간 주류의 자리를 지켜온 친윤계 의원들 간 볼썽 사나운 폭로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당내에서 '이철규 대세론'이 나오자 배현진 의원 등 다수의 당선인들이 그의 불출마를 요구한 바 있다. 이후 이철규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출마해 달라고 요구했던 당내 인사들이 대외적으로 불출마를 요구했다"는 취지로 말했고, 사회자가 "배현진 의원을 지칭하느냐"고 묻자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자 배 의원이 "이철규 의원, 이분 참 힘들다"며 자신이 불출마를 촉구했던 이 의원과의 통화 음성 파일을 소셜 미디어에 공개해 당내 파장이 일었다. 같은 당 동료 의원끼리 통화 내용 녹취를 공개했다는데 놀란 반응도 적지 않았다. 배 의원은 장제원 의원과 가깝고, 장제원 의원과 이 의원은 같은 친윤 핵심 그룹이었다는 점에서 당내 주류 간 분열이 외부로까지 터져나왔다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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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시기를 둘러싼 미묘한 신경전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목이다. 최근 황 위원장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전당대회 시기를 당초보다 한 달가량 미뤄질 수 있다고 말하며, 전당대회 당 대표 선출 룰 변경 가능성도 열어두자 친윤계 의원들이 제동을 걸어서다. 전당대회 시점이 늦어질 수록 한 전 위원장 등판 부담이 적어진다는 관측이 나오자,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는 것으로 읽힌다.
총선백서 태스크포스(TF)를 둘러싼 설문조사, 조정훈 의원의 TF 위원장 적절성 논란도 거세다. 총선백서 TF 설문조사 항목에 한 전 위원장을 저격하는 질문이 다수 포함된데다, 조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은연 중에 내비치고 있어서다. 조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을 연일 비판하는 홍 시장과 이날 만남 후 페이스북에 "시장님이 계셔서 참 든든하다.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남기기도 했다.
당 안팎에선 "입당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보수 정당의 역사와 문화를 아느냐? 시킨 사람도, 한다고 손든 사람도 둘 다 문제"라고 싸잡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또 "총서백서TF를 하고 싶으면 전당대회에 나오면 안 된다. 그건 정치 도의에도 어긋나는 일"이라는 지적도 있다.
황 위원장도 이 같은 당내 우려를 염두한 듯 이날 조 의원과 면담에서 "총선 책임을 논하는 과정에서 특정인을 지목하는 과거 지향적인 것보다 미래지향적으로 (백서를 만들어달라 요구했다)", "민주당의 총선 전략과 전술을 다단계 측면에서 우리와 꼭 비교해달라", "낙선자들과 당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고 아이디어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총선백서TF는 6월 중순 정도에 총선백서 결과물을 언론과 국민에 공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