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증액·집값 상승분 반영
대규모 단지 수요 선호도 높아
분양가 높여도 경쟁력 있다 판단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방화뉴타운 방화5구역 재건축 조합은 내달 1일 관리처분계획 총회에서 연내 분양할 일반분양 물량에 대한 분양가를 결정한다. 이 자리에서 지난해 사업시행인가 당시 검토했던 분양가보다 가격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전용면적 84㎡형의 경우 분양가를 9억5300만~10억610만원으로 책정하기로 가닥을 잡았지만, 이보다 2억원 가량 올려 11억9200만~12억4600만원으로 결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공사비가 1년 새 3.3㎡당 490만원에서 665만원으로 껑충 뛴 데다 주변 시세(집값)도 올라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지난 2017년 입주한 인근 '마곡 13단지 힐스테이트 마스터' 전용 84㎡형 시세가 13억~14억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를 올려도 청약 흥행엔 문제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는 6월 분양에 나서는 성북구 장위뉴타운 장위6구역(재개발 아파트 '장위 라디우스파크 푸르지오') 조합도 최종 분양가를 성북구청에 신고하기 전 막바지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조합은 전용 84㎡형 분양가를 인근 장위4구역('장위자이 레디언트')과 비슷한 9억~10억원 선으로 잡았지만, 최근 이를 11억원으로 인상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장위자이 레디언트의 입주권(조합원이 새 집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 시세가 최근 11억2000만~11억3000만원까지 오른 만큼 분양가를 높여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연내 분양을 목표로 하는 동작구 흑석뉴타운 흑석9구역 재개발 조합도 분양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낮은 비례율(종전 자산 대비 종후 자산의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일반분양가를 높여야 하는데, 최근 일대 집값이 오르면서 분양가 인상 여력이 생긴 것이다. 현재 조합은 비례율을 68.8%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례율은 총 분양가액에서 총 사업비를 뺀 금액을 조합원이 보유한 자산의 총평가액으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100%보다 높으면 사업성이 높고, 미만이면 낮다고 평가된다.
이에 조합이 사업성 확보를 위해 비례율을 100%선으로 올리려면 3.3㎡당 분양가를 지금보다 1000만원 이상 비싼 4000만원대로 높여야 한다. 이럴 경우 전용 84㎡형 분양가는 기존 13억6000만원에서 15억원대로 상승할 전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뉴타운과 같은 대규모 신흥 주거타운에 대한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분양가 인상에 나서는 뉴타운 조합이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