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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공론화위원회 시민대표단 응답 결과에 따르면, '더 내고 더 받는' 모수개혁 1안(소득보장안)을 선택한 연령대별 비율은 18∼29세가 53.2%, 30대가 48.6%, 40대가 66.5%, 50대가 66.6%, 60대 이상이 48.4%로 집계됐다. 50대와 40대에서는 찬성률이 60%를 넘었지만, 18∼29세와 30대, 60대 이상에선 평균보다 낮은 수치를 보인 것이다.
'더 내고 똑같이 받는' 모수개혁 2안(재정안정안) 찬성률은 18∼29세 44.9%, 30대 51.4%, 40대 31.4%, 50대 33.4%, 60대 이상 49.4% 등이었다.
지역별로는 소득보장안 찬성 비율은 대구·경북이 72.3%, 대전·세종·충청·강원이 64.9%, 광주·전라·제주가 61.7%, 서울·경기·인천이 53.9%, 부산·울산·경남이 39.5% 등이었다.
국민연금 가입 형태별로는 지역가입자의 70.7%, 사업장가입자의 59.9%가 소득보장안을 찬성했다. 이어 직역연금 가입자(52.9%), 수급자(48.8%), 미가입·기타(48.7%) 등이었다. 개인연금 가입자는 58.0%가, 개인연금 미가입자는 54.5%가 소득보장안에 찬성했다.
앞서 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늘리고 보험료율을 13%로 높이는 방안(소득보장안)과 소득대체율을 40%로 유지하고 보험료율을 12%로 올리는 방안(재정안정안) 등 두 가지 안을 놓고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최종 설문조사에 참여한 492명의 시민대표단 가운데 56.0%는 소득보장안을, 42.6%는 재정안정안을 선택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공론화위 숙의토론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에선 "조금 더 내고 더 많이 받는 개악(改惡)"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연금특위 국민의힘 간사 유경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올린 글에서 "지속가능한 연금제도라는 측면에서 명백한 개악"이라며 "1안의 정식 명칭은 '기존보다 조금 더 내고 그보다 더 많이 받는 안'으로, 이를 '더 내고 더 받는 안'이라고 포장한 것은 서민을 교묘하게 희롱하는 포퓰리즘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국민연금은 소득재분배의 기능도 있지만, 주로 본인의 기여에 의해 보험료가 결정되는 보험의 원리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망각한다면 청년과 나라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라며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속담이 있지만 양잿물을 많이 마시면 죽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소득보장안에 대해 "미래세대의 등골을 부러뜨리는 '세대 이기주의 개악'"이라며 "선거권 없는 미래세대 의견을 무시하고 폭탄을 떠넘겨도 되는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천 당선인은 "지속불가능한 국민연금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며 "세대 간 형평성을 고려해 완전적립식 '신연금'을 도입하고, 구연금과 신연금을 분리하는 근본적인 국민연금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소득보장 강화가 국민의 뜻"이라며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연금을 받는 60세 이상에서 재정안정에 대한 우려가 높고, 연금 고갈을 우려하는 20대에서 소득 보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는 의외"라면서도 "충분한 정보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숙의토론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소속 연금특위 위원들은 전날에도 "노후 불안 해소를 위해 소득보장이 우선이라는 국민의 뜻을 확인했다"며 "민주당은 국민 공론화위원회 결과를 존중하며 21대 국회 내에 최대한 입법 성과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낸 바 있다.
국회 연금특위는 조만간 공론화위의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여야 간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21대 국회 임기가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은 만큼, 여야가 21대 국회 임기 안에 연금 개혁 합의안을 도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