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기다린 시중 은행들 형평성 논란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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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나라사랑카드는 병역판정검사시 국방부가 의무적으로 발급해 주는 전자통장과 현금카드, 전자병역증 기능을 가진 국내용 체크카드다. 나라사랑카드는 국방부가 2005년부터 시중 은행과 함께 1기 사업을 개시, 2007년 1월 27일 카드를 최초 발급했다. 1기 사업자는 신한은행으로 2015년까지 10년 간 사업을 운영했다. 신한은행은 최초 시스템 구축 기간 1년 1개월을 제외하면 약 8년 11개월간 입영 대상자를 신규 가입자로 확보했다. 이후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은 2016년부터 2025년 말까지 나라사랑카드 2기 사업을 운영한다.
시중은행들이 나라사랑카드 사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매년 20만명가량의 군장병 신규 고객을 10년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 입영대상자에게 사업 시행 은행의 계좌가 발급되면서 미래 고객에 대한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최근엔 병사들 월급이 크게 오르면서 저축액이 늘어나는 등 사업 은행들의 운용 자금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들은 3기 사업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3기 사업엔 2기 사업자인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을 비롯해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전북은행 등이 참여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지난달 12일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 입찰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나라사랑카드사업 관련 2차 간담회'에서 2기 사업의 1년 계약 연장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28일 국방부 주관 나라사랑카드 1차 간담회에서 2024년 내 3기 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공지한 것을 180도 뒤집은 것이다.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사업 준비에 착수했던 시중은행들은 청천벽력 같은 발표에 낙담했다.
국방부는 갑자기 계약 연장을 추진하는 이유로 "3기 사업에선 '나라사랑포털'에서 운영되는 부가사업을 제외시키고, 부가사업을 군 자체 플랫폼에서 운영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나라사랑카드 사업은 카드 사업 외에 나라사랑포털에서 운영되는 부가사업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부가사업 중 일부가 규정 등 근거가 없이 운영되는 점을 국회와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부가사업 기능을 군 자체 플랫폼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장병 원스톱 플랫폼'을 정보화사업부서에서 구축하는 중"이라며 "장병 원스톱 플랫폼에서 부가사업이 운영 가능한 시기는 당초 2025년 12월로 예상되었으나, 2026년 12월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은 2026년 1월부터 예정돼 있으나, 부가사업 기능을 군 자체 플랫폼에서 운영할 수 있는 시기를 고려해 2기 사업기간의 1년 연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2026년 1월부터 3기 사업을 시작하면 1년 간 한시적 운영을 위해 시스템 중복 구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장병 원스톱 플랫폼'과 연계는 3기 사업자들이 참여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A은행 관계자는 "차세대 원스톱 서비스 플랫폼 도입이야 말로 3기 사업자가 필요하다. 국방부는 각 금융사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최고의 장병 원스톱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여건 조성이 가능하다"고 했다.
특히 은행권에선 2기 사업자가 순수 발급기간을 11년이나 운영한다면 치열한 금융경쟁 환경에서 현 2기 사업자들이 더욱 유리한 입지를 다지는 특혜를 얻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B은행 관계자는 "3기 사업자의 사업운영은 2026년 1월 1일부터다. 아직도 플랫폼 구축을 위해 은행들과 논의할 여건이 된다"며 "선정 시기는 다소 유동적으로 고려되더라도, 3기 사업기간은 원안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간곡히 요청한다"고 했다.